공단이 일반 국민들에게 나눠줄 ‘의료이용 가이드’ 홍보 책자에 병의원에서 처방전을 받을 때에는 반드시 두장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자 의료계가 발끈하고 있다.

공단은 8일 가입자들이 요양기관을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의료이용 가이드’ 책자 20만부를 전국에 배부한다고 밝혔다.

공단은 책자 내용 가운데 의료기관 이용 절차(2장)에서 외래진료후 약 구입방법을 소개하면서 ‘처방전은 두장을 받는다는 것 아시지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단은 “처방전은 의료법에 따라 2매를 발급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2매중 1매는 약국제출용이고, 다른 1매는 환자보관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공단은 환자보관용 처방전이 필요한 것은 약의 부작용이나 환자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이므로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현재 처방전을 2매 발행토록 하고 있지만 의약분업 직후부터 의료계와 약계, 공단,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처방전서식위원회를 수차례 열어 발행매수를 논의해 왔지만 아직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처방전 발행매수 합의기구인 처방전서식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법률 효력이 정지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매 발행을 홍보할 경우 의료기관과 환자간 갈등만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단은 지난 2002년 7월 처방전서식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처방전은 1매로 하되 환자가 원할 경우 추가 1매를 발행토록 하자’는 의협안에 찬성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협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의협 권용진 대변인은 “공단은 가입자 급여와 보험료를 관리하는 기관”이라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생각만 하지 말고 본연의 업무나 충실히 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의료기관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책자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