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일산백병원 진단방사선과 의국
분명 병원이다. 하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고심하는 것은 환자가 아닌 판독지란다.
얼굴 없는 환자와 일전 중인 일산백병원 진단방사선과를 찾았다.
구성원은 3년차 박주환, 이병훈 전공의를 비롯, 2년차 오배근, 이승태 전공의, 1년차 김평진, 임한별 전공의로 총 6명인 의국.
일반 의국에서는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침대가 없는 자리엔 큼직한 모니터들이 대신 채워져 있었다.
오늘도 세미나 준비로 바쁜 그들의 모니터 바탕화면에 판독사진이 아닌 그리운 가족사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고달픈 의국생활의 위안이 되고 있는 듯 했다.
합리적 구성
엄격하기 보단 합리적인 환경을 추구한다는 진단방사선과는 여러 대학 출신들로 구성됐다.
박주환 전공의는 “레지던트 지원 시험 때 교수님들이 출신 대학에 대한 차별화를 안두고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인제대 출신이 아닌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여러 학교 출신들이 모였어요”라고 말했다.
대부분이 자취생활을 하는 전공의들 중 가정의학과 전공의와 같이 산다는 박주환 전공의는 이에 대한 장점을 말해줬다.
“얼핏 봐서는 서로의 일정이 달라 불편한 점이 많을 거라 생각되지만 서로가 대화를 나누다보면 병원이나 환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좋아요”고 전했다.
진로&선택
진단방사선과를 선택한 계기를 물어보자 오배근 전공의는 “응급실 같은 곳에서 환자를 보는 부담이 커 이곳을 지원했는데 실제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발표와 해부학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다”며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또한 “공부의 양도 방대하기 때문에 사실 많이 힘들다”면서 “영상기기들이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이를 숙지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병원 내 모든 진료과와 긴밀한 협조를 요하는 진단방사선과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회식
"레지던트보다 스텝선생님들이 술을 더 좋아하세요. 처음엔 곤란한 적도 종종 있었지만 젠틀(?)하신 분들이시라 그런지 금방 이해해 주셨어요“
회식때마다 1인당 10만원 이상 씩 모아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국원.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의국원에 2개의 침대가 있었는데 이중 하나를 독차지한 오배근 전공의는 1년차 때 회식 후 밤새 이 침대에 토해 유아독존 했다는 여담이 있다.
며칠 전에는 회식하는 도중 혈관 촬영을 요청하는 긴급 전화가 왔다.
이에 병원으로 달려와 보니 개그맨 김기욱씨가 촬영기 앞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김기욱씨 펜이라 안타까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판독사진도 더 유심히 봤어요”라고 말하는 오배근 전공의.
#i5#자체 임상
다양한 사진을 판독해야하는 그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여러 기기 위에 올라가 본인의 사진을 찍고 이를 가지고 세미나를 한다고 한다.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기기 앞에서의 초조함 같은 것들을 공감할 수 있어서 좋고요. 자신의 판독사진을 보고 공부하면 의문점이 더욱 증가돼 효과가 꽤 있어요” 라는 박주환 전공의의 말속에서 정확한 판독을 위해 스스로 마루타를 자처하는 인제대 의국의 일에 대한 노력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