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인터뷰...규제 철폐에 우선순위
장동익 의협회장 당선자는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선거 이전과 변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 의협을 이끌어가야할 자신에 대한 회원들의 높은 기대 탓에 부담감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장 당선자는 자신을 전국구 인물로 부각시켰던, 한의계와의 공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이제 회장이 됐으니 타 직역과 상생을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장 당선자는 "쉽게 말해 누가 자기것을 빼앗아갔는데 어떻게 상생이 가능하겠느냐"면서 "자기 위치에서 서로 존중하면 상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의 맏형으로서 불법적인 사람을 아우르라는 것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입장에서도 맞지 않다"면서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유도하는 것이 맏형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범의료한방대책위가 지금껏 조사해온 한의대 교육과정의 부실함, 한약에서의 중금속 검출 등을 거론하면서 이를 방관해 국민건강에 미치는 피해를 방조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근본적으로는 한의사, 약사, 의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 타 영역의 침범을 야기시키는 문제"라면서 "국가적으로 줄여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맏형 역할"
장 당선자는 취임하면 우선적으로 소신진료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줄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돈도 없는 사람한테(복지부) 수가 올려달라고 한다고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먼저 규제를 없애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회관 이전 문제도 가능한 이른 시간에 검토 후 대의원총회의 의견을 구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매각할지, 아파트를 지을지) 빨리 결정을 지어 고생스럽더라도 임시 사무실이라도 얻어 사업을 진행해야 하겠다"면서 "내가 불편하더라도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수입이 줄고, 노력하고 희생하는데 사회적 대우라도 받아야 할 것 아니냐"면서 "현재는 그런 대접도 못받기 때문에 회원들이 의사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 스스로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게 장 당선자의 생각. 그는 "지금까지는 의사는 혼자 고고하게 따로 놀았다. 국민위해서 열심히 진찰하고 진료했다고 하지만 다르게 보면 그건 직업이다"면서 "우선 눈높이를 국민까지 낮춰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Surgeon General'과 같이 의협에서 정부보다 앞서 국민들의 건강, 환경, 보건 문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가인상보다 불합리한 규제 철폐가 우선"
장 당선자는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학연과 지연이라는 강고한 틀이 조금은 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는 패턴이 회원들한테 식상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면서 특히 연세의대 출신 3명이 나와서, 회장에 당선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대 후보 3명이 얻은 표가 9000표에 이르는데, 실제 연세의대 표는 3000표가 안되는 수준이다. 그러면 6000표는 학연과 지연에 식상한 표라는 것.
장 당선자의 표는 모두 내과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내과는 개원의, 봉직의 합쳐서 2000표 정도에 불과하고, 교수들은 개명문제, 위대장내시경 학회 등의 문제로 지지율이 높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
그는 "내과가 2000표 몰표를 던졌다 한들, 2000명은 다른 사람이 찍었다는 것이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당선자는 향후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선거권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적으로 투표권을 회비 5년 완납자가 아닌 3년 완납 정도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푼도 안낸 사람에게까지 처음부터 낮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책임과 의무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번 선거, 학연과 지연의 틀이 깨어졌다"
장 당선자는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꺼냈다.
"회원들이 가지는 기대로 부담감을 갖고 있다. 지난기간 운영하던 병원도 1등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다 보니깐 1등이 된 것이다. 의협 회장으로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다만 의료계가 너무 깊은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에 3개월 이렇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피부로 느끼기에는 1, 2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회원들이 조금은 느긋한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