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병원 공보의 임금체불 실업급여 신청

이창열
발행날짜: 2003-10-09 15:31:56
  • 월급 못 받아도, 전공과목과 틀려도 복무기간은 채워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공중보건의가 전공과는 무관하게 일반병원의 타 전공과목에 배치되어 있어 고급 인력 활용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공중보건의는 최근 중소병원 경영 악화에 따른 임금 체불로 실업급여를 신청해야 할 처지에 몰려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금년 3월 충북 음성의 A병원에서 근무하던 공중보건의 5명은 원장이 경영난으로 자살하자 병원은 폐업 처리되었고 그동한 체불된 4개월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

또한 충북 증평의 B병원 공보의도 현재 3개월 급여가 체불되어 실업급여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이재선(대전서구) 의원은 9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파행 운영되는 공보의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현재 공중보건의는 공공부문에 86.4%(4천24명), 민간부분에 13.6%(635명)이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으나 특히 배치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방의 C병원은 응급실은 물론 수술실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되어 공중보건의가 배치됐다.

이외에 또 다른 지방의 D병원은 인근에 종합병원이 2개나 위치하고 있어 의약취약지구로 규정하기는 어려우나 공중보건의가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과는 다른 과목에 배치되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도 지적됐다.

제주도 모병원의 공중보건의의 경우 자신의 전공과인 소아과가 아닌 응급의료과에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여기에 대해 “물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다른 과 전문의가 응급실 전담의사로 근무할 수 있겠으나 각종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의 복무기간과 관련해서도 일반사병의 복무기간이 30개월에서 28개월로 최근에는 24개월로 줄이는 법안이 통과되었으나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의 복무기간은 3년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가장 활동적으로 임상진료와 연구에 매진해야 할 시기를 자신의 전문과목과 관련도 없는 업무에 종사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민간병원의 공중보건의사 배치 축소 등 불합리한 공중보건의 배치기준과 복무기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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