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별교섭, 노사 불신 여전...내주부터 본격 교섭
병원 사용자단체가 구성됐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병원노사간의 불신을 걷어내고, 노사가 화합하지 않는 한 원만한 산별교섭과 또 발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5일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4차 산별교섭을 열어 올해 산별요구안 발제를 진행하고 교섭원칙 등을 확정했다. 이날 교섭은 산별교섭을 진행하는 데 노사간의 불신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먼저 보건의료산업 사용자협의회는 불성실한 교섭 의지로 노조의 공분을 샀다. 당초 이날까지 공동대표 중 남은 한명인 사립대병원 대표를 선출키로 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공동대표인 김상형 전남대병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채 전북대병원 사무국장이 병원장의 위임을 받아 대표로 참석했고, 대표단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무사를 교섭위원에 포함시켜 노조의 비난을 받았다.
보건의료노조 홍명옥 위원장은 인삿말도 생략한채 "이해할 수가 없다. 많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면서 "공동대표도 선임하지 못했고 국립대병원 대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노무사를 참여시켰다"고 사용자측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도 노무사와 평조합원을 교섭에 참여시키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찬병 사용자협의회 간사는 "큰 틀에서 보면 과도기라서 갈등이 있으며 단점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서로 양보하면서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노조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노조측의 병원 사용자측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도 여전했다. 노조는 사측의 행동을 교섭을 늦추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교섭원칙에 있어 교섭일자를 정하는 문제에서 사용자측이 수요일 교섭을 희망하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결국 노사간 감정적 대립 속에 간신이 노조측이 사용자측에 교섭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이날 교섭을 마무리됐다.
노조는 요구안에서 산별 임금체계, 고용안정대책, 교육훈련제도 마련을 위한 산별 노사 공동위원회 설립, 산별 중앙노사협의회 설립, 산별효력확장제도 도입, 한우 소고기 사용, 의료산업 발전과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사정 특별위원회 운영 등을 요구했다.
또 임금 9.3 인상 및 정규직, 비정규직 동일임금 적용, 산별최저임금 936,320원 적용, 불임시술 휴가 도입 등도 제시했다.
이 안을 받아든 이성식 사용자협의회 대표는 "너무 안이 많다. 사용자측이 어쩔 수 없는 정치적인 부분도 있다"면서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사간의 본격적인 교섭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