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종별에 새로 전문병원을 추가 신설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의협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으나, 법안을 발의한 김명섭 의원측은 법안 개정에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복지위 김명섭 의원(열린우리당)이 지난 8월에 발의한 이 법안은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증진시키고 양질의 전문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의료법에 의료기관의 종별 유형에 전문병원을 신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8일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돼 전체 회의에 회부될 것으로 전망됐었으나 심재철 의원이 “의협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소위에 출석한 의협측 관계자가 전문병원법에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법안 심사가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그리고 17일 소위에서 재차 법안 심사가 이뤄졌으나 역시 의협의 반대에 부딪혀 법안은 전체회의에 회부되지 못하고 말았다.

의협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전문병원 활성화로 인해 기존 2차병원에 근무하던 비인기과 의사들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의협은 전문병원제도가 실시될 경우 현재 병원급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20%가 퇴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기존 2차 병원들이 전문병원으로 전환하면 수가가 상승돼고 고가장비 구입이 늘어나는 등 의료비 증가가 우려된다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밖에 전문의 위주 의료인력 편중, 성형외과 등 영리위주의 고수익성 진료과목 난립 등이 의협이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중 하나다.

그러나 법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김명섭 의원측은 “의협의 이같은 우려들이 지나치게 단산적인 사고”라고 일축하고 있다.

의원측은 “다음 법안 심사에서는 원안대로든 수정을 거치든 어떤 형태로든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이라며 법안 통과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의협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입법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이 법안에 대해 병협이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의협 뿐 아니라 시민단체 역시 의료비용 상승을 우려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전문병원급을 신설하는 의료법 개정안 심사는 오는 23일 열리는 국회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다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