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를 위한 마지막 비상구 '개인회생·파산'

장종원
발행날짜: 2008-07-09 06:41:14
  • 과도한 대출은 불행의 씨앗…빚테크 기본은 지켜야

[창간기획= 빚더미 위에 앉은 의사들]
개원의들에게 빚은 늘 가까이에 위치한 존재다. 개원 혹은 이전을 하거나 의료기기를 들일때 빚은 당연히 따라온다. 하지만 개원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빚은 개원의사들에게 치명적인 역할을 하곤한다. <메디칼타임즈>는 '빚'을 통해 의료계 현실의 한 단면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상> 보증수표 아닌 의사 면허증
<중> 빚으로 망하고, 빚으로 흥하고
<하> 개인회생, 그리고 빚테크
여의사 김모씨는 6억의 신용 빚으로 인해 파산을 신청했다. 5억 이하이면 개인회생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 주위에 수소문을 했지만, 아무도 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의사는 잘 살 것'이라는 주위 눈 때문에 어디가서 속시원하게 고민을 털어놓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면허취소 조항 사라진 파산, 개인회생제도

파산에 의해 면허를 취소당한 의사가 의료법이 개정되기 이전인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모두 11건에 이르렀다. 12건인 각종 진단서, 증명서 허위작성으로 인한 면허취소와 맞먹는 숫자다.

의사들이 빚으로 망하는 파산이 의외로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회생절차 등을 이용하는 의사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훌쩍 더해진다.

다만 2007년 의료법 개정으로 인해 의사들이 파산신고를 하더라도 면허 취소를 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파산을 피하는 개인회생제도도 의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개인회생제도는 무담보채권의 경우 5억원, 담보부채권은 10억원 이하의 채무를 지고 있으면서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개인채무자가 5년간 일정금액을 성실히 변제하면 파산선고 없이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할 경우 면허가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비율의 원금변제율에 따라 조금씩 빚을 갚아나가면 된다.

신청하게 되면 법원에 변제계획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채권자의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신청이 모두 중지된다.

법원에서 개시결정시 원금변제율을 결정하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20%까지 신청해도 법원이 인정한 경우가 있으며 법정 최저 생계비의 160%까지 인정받은 케이스도 있어 일정수준 이상 품위유지도 가능하다.

또한 파산절차에 있거나 신용불량자, 일반 채무자까지 채무이유를 밝히지 않고도 신청이 가능해 개인적인 신용정보나 사생활 등의 침해우려를 최소화 했다.

법무법인 신우의 한 변호사는 "개인회생제도는 워크아웃과 비교해 생계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신용불량자가 아니더라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보증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보증인에게 부담을 주기 싫은 채무자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대출이 5억이상이면 개인회생절차를 밟을 수 없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그는 “상담시 의사의 경우 10~20억 이상 빚부담을 갖고 있는 등 채무가 많아 개인회생제도 조차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며 “의료기기 구입 등 병원투자와 경영실패로 인한 채무 발생건이 많았다”고 밝혔다.

개원 패턴의 변화가 무리한 빚 막는다

결국 무리한 대출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개원가 운영이 의사의 빚 부담을 덜어준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빚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재테크 전문가는 "간혹 대출을 받음으로써 세금을 줄이는 전략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다"면서 "이는 소위 잘나가는 의료기관이면 상관없겠지만 대출이자도 내기 힘든 상황이라면 부담만 될 뿐이다. 세금을 줄이려다 오히려 거액의 이자때문에 허리만 휜다"고 광고했다.

대출시 종신보험 질권설정이나 높은 수수료 부담, 협약종료시 연장불가, 강제상환 등의 조건에 주의하라고 조언한다. 기존 금액보다 많이 대출 받을 수 있다며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위험성은 크다.

C은행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동일일자에 A은행과 B은행에 동시에 대출함으로써 한꺼번에 수억식 대출금을 한꺼번에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결국 신용불량 등록이나 형사고발 등의 사회적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김모씨는 과도한 빚으로 최근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그는 "초기 자본도 거의 없이 빚만으로 시작하는 것 자체가 망하는 지름길이다"면서 "세상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똑똑하고 잘 났으니 잘 될거야'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면서 "주위에 기대가 있었던 만큼 의사가 망하는 것은 더 쓸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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