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양대 기관 중 하나인 대한병원협회가 목전에 다다른 법정단체로의 전환을 계기로 협회의 위상정립과 역할론에 한껏 힘을 실었다.

병협 김광태 회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료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의결되면서 협회의 법정단체화 문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병원의 위상제고는 물론이고 실추된 의사의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데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상 설립근거가 없어 법정단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병협은 ▲병원 표준화 ▲수련병원 심사 ▲전공의 정원정책 및 수련교육 등 복지부의 위탁업무를 시행해왔으나 의료계 전반의 여러 정부정책 결정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에 관해 김회장은 "병원산업의 육성이나 공익성 확보를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했는데, 의료계내 협회 역할에 대해 국회가 인식을 같이 해준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은 제약, 의료장비, 건축 등 관련 사업과 무관하지 않으며, 앞으로 이들과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병협의 활동이 대한의사협회와 상충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두 협회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결국 하나다. 다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어 사안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의협과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언제든지 협력체제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예전과는 다르게 병협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면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대외적으로 집행부별 정책사안을 적절하게 알릴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상근직원이나 예산자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예산 증액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당수 병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해를 구했다.

또한 "며칠 전 모 중소병원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병원 내부적으로 뿌리깊게 자리잡은 불신풍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직원 모두가 단합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결국 노조문화부터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병원이 정상화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은 현재 전국 1,300여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 1959년 복지부장관의 허가를 통해 사단법인으로 설립된 이래 ▲병원제도와 운영에 관한 연구 ▲의사 및 병원종사자의 교육 등의 사업에 주력해 왔으며, 이번 법정단체화를 계기로 그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