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맞닿은 의사들

장종원
발행날짜: 2005-02-03 09:05:20
‘화제의 인물’이라는 코너를 맡고 있는 탓에 기자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사들을 만나곤 한다. 매주 화요일 기사가 게재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명꼴로 만나는 셈이다.

특히 기자에게 섭외부터 기사까지 자율성을 부여한 것은 이 코너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바람 잘날 없는 각박한(?) 의료계로부터 한 발짝 뒷걸음칠 수 있어서 더욱 그랬다.

나름대로 사람을 섭외하고 만나는 원칙을 정했다. 가능하면 의료계 신문에 등장해 정치적인 발언과 논쟁을 벌이는 주류(?)라 칭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의사라는 직업과 함께 다른 일을 병행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는 모르나 소설을 쓰거나 사진에 심취에 있거나 음악을 하는 등 다양한 의사들을 두루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을 한명 한명씩 만나면서 나름의 정의가 내려졌다. ‘사회와 맞닿은 의사들’이 그것이다.

그들은 사진을 통해 경이로운 자연과의 만남을 넘어 한국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공감을 형성해 갔고 대중과의 교류를 통해 대중의 정서에 일치하는 음악을 탄생시켰다.

매일 한 시간 간격의 단선 통근기차에서 늘 같은 시간 만나는 보험공단 사람과 동네 우체국·은행 직원들과 웃음을 나누는 한 보건소장의 모습은 의사이기 이전에 짙은 사람의 향기가 먼저였다.

그들에게는 의료계를 휘두르고 있는 극단의 정치 과잉과 극단의 언어도단과 당연 수식어처럼 등장하는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입에 발린 소리도 없었다. 묵묵히 의사의 역할을 지켜가면서 사회와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었다.

물론 문제의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하게 사회와 교류의 통로를 이어가는 사람들이기에 극단은 없었다.

소위 의료계 주류(?)라고 칭해지는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군사독재 시대에나 통용됐을 법한 발상과 방법론을 가지고 싸움 닭 마냥 호전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그들. 과연 그들이 주류인가?

드러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지켜가면서 사회를 배워나가는 의사들이 다수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다.

일부 주류(?)의 과도함에 전체가 도매급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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