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은 없고, 정쟁만 남았다

고신정
발행날짜: 2007-10-29 06:20:12
17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일정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다.

당초 참여정부 정책의 공과 실을 따져 볼 마지막 기회로 기대받았던 이번 국정감사. 그러나 지난 10일간의 감사일정을 되돌아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정책검증을 위한 냉철한 시선을 실종됐고, 대선후보 검증을 둘러싼 정치공방으로 감사가 파행으로 치닫으면서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25일 있었던 공단과 심평원 감사에서 극에 달했다. 이날 의원들은 이명박 대선후보의 건보료 축소납부 의혹으로 감사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백원우, 강기정 의원을 필두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오전 내내 "이 후보가 소득에 비해 건보료를 터무니 없이 낮게 내는 위법을 저지렀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근거없는 마냥사냥"이라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감사가 중단됐는가 하면, 여야의원들간에 "무식한 의원" "시정잡배 보다 못한…" 등의 막말이 오갔다. 이날 국정감사 내내 이재용 공단 이사장이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이명박 후보의 건보료 축소납부가 위법이냐, 아니냐"였다.

한바탕 소란이 정리된 이후, 오후 늦게부터 정책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짧은 시간, 제대로된 질의가 이루어질리는 만무한 일.

의원들 대부분은 뒤늦게야 준비해온 정책질의를 쏟아냈으나, 이미 반나절을 '이명박 후보' 논란으로 허비한 터라 지정된 질의시간은 짧기 그지없었다. 그나마 몇몇 의원들이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로 앉아 질의를 이어갔지만 대부분의 질의와 답변은 서면형식으로 갈음됐다.

결국 '정부정책에 문제는 없는지…', '내가 낸 소중한 건강보험료가 제대로 관리,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은 고스란히 남게된 것이다.

당리당략에 휩싸여 국민의 대표라는 자신들의 위치를 망각한채, 단지 각 당의 대표선수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국회의원은 수백, 수천의 국민을 대신하는, 국민들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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