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세암센터의 수위라도 좋다"

장종원
발행날짜: 2008-02-21 07:29:46
  • 연세암센터 김귀언 원장

4월 착공이 예정된 새 연세암센터의 건립 가시화를 가장 뿌듯하게 지켜볼 사람 중의 한명이 현 암센터장인 김귀언 교수(62 방사선종양학과)다.

35년전 국내 최초로 암센타를 건립해 이루어논 연세암센타의 노하우가 누추하고 열악한 시설로 인해 가려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암을 놓치면 병원들 속에서 '리더십'을 놓치는 것"이라면서 "암 진료가 무너지면 세브란스의 한 축도 무너진다"고 암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암센터 건립을 설득했다.

김 교수는 암센터 건립을 위해 개인적으로 건축공학과 학생들에게 부탁해, 건립 모형도를 만들어 병원측에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료원 차원에서 암센터 건립이 확정되고, KMD라는 병원설계회사를 통해 김 교수의 건립 모형도와는 다른 설계를 마치게 돼 착공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그는 "아침 7시부터 암센터 건립을 위한 47번의 회의를 진행할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면서 "암센터 건립은 황무지에서 시작한 것과 같다"고 소회했다.

때문에 암센터가 앞으로 지어지고, 운영할 방향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관심은 지대하다.

그는 "예전에는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환자를 두고 의사들이 모이는 시스템"이라면서 암 진료의 통합진료를 강조했다.

그는 또 새 암센터에서는 의료의 질을 높여 입원보다는 외래를 통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 환자 한 명으로 온 가족이 병원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세암센터는 병상수가 300병상 정도로 규모가 작게 설계됐다.

김 교수는 "환자가 치료 중에 클래식을 듣거나 축구를 보거나 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은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입원보다는 의료의 질을 높인 외래 시스템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암센터 착공을 기다리는 입장이지만, 김 교수는 일반인뿐 아니라 병원내 직원, 심지어 의료진까지도 연세암센터보다 다른 대형병원의 암센터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아쉽다.

특히 방사선 종양학과의 경우 타 병원에 연세의대 출신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으며, 3차원 진료의 토대를 닦았으며 미 교과서에도 연구업적이 실리는 등 국내 연구를 선도하고 있음에도 홍보나 시설이 부족해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측면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새 암센터를 통해 이같은 인식이 극복됐으면 하는 것이 김 교수의 바람이다.

그는 사실 2011년 예정인 암센터 완공을 병원에서 보지 못한다. 정년퇴임이 그 이전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세브란스가 나를 길렀고, 세브란스 정신이 세브란스를 있게 한 것 같다"면서 "정년퇴임을 하더라도 암센터 수위라도 하면서 병원을 지키고싶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금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살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병원을 물려주고 싶다"면서 "암센터가 성공적으로 지어지는데 혼심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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