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조사, 경영악화·대출이자 '이중고'
메디칼타임즈는 지난해 심각한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개원의들의 경영을 긴급 진단하기 위해 2월과 3월 열린 서울시 25개 구의사회와 16개 시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개원가의 체감경기를 통해 정부와 국회, 의료단체 등의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개원가의 환자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소 인력관리로 경영유지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메디칼타임즈가 2월과 3월 두 달간 열린 서울시 구의사회 및 시도의사회 정기총회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개원의 84%에서 지난해에 비해 환자수가 1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시도의사회 대의원 중 설문조사에 응한 202명의 개원의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설문에 응한 원장 중에는 40대(90명)와 50대(68명)가 가장 많았으며 60대(20명), 30대(10명) 순을 보였다.(무응답 14명)
진료과별로는 내과가 48명으로 최다수를 이어 소아청소년과(18명), 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산부인과(각 16명), 정형외과·외과(각 10명), 성형외과·안과(각 8명) 및 비뇨기과·피부과·영상의학과·일반과(각 6명), 정신과(4명), 신경외과(2명) 등으로 분포됐다.(무응답 22명)
경기침체의 체감지수(1점~5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4.3%(150명)이 ‘가장 어렵다’(5점, 82명)와 ‘어렵다’(4점, 68명) 등으로 답해 경제불황으로 인한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일 평균 환자 수 문항에는 △50~100명:94명(46.5%) △20~50명:70명(34.7%) △10~20명:28명(13.9%) △100~200명:8명(3.9%) △무응답:2명 등을 보였다.
지난해와 대비한 환자 증감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6.5%(94명)와 37.6%(76명)이 각각 ‘10~20% 줄었다’ ‘30% 이상 줄었다’고 답한 반면, ‘0~10% 늘었다’고 응답한 의사는 5.9%(6명)에 불과했다.<위 그래프 참조>
원장 45.5% “간신히 손익 분기점 맞추고 있다”
대구지역 한 개원의는 “역대로 이처럼 힘든 상황은 없었다”고 언급하고 “불황타파를 위해 수도권에서는 피부미용 등 비급여에 치중하고 있지만 지역 특성상 단골환자의 신뢰감을 최우선시한 전문과 진료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해 경영악화의 파고를 넘기 위한 지역 개원가의 몸부림을 전했다.
의료컨설팅 한 전문가는 “현재 의료기관 경영상태가 지난해와 다를 것이 없는 듯하다”면서 “보험과는 10% 수익이 감소했고, 비보험과는 30%까지 현격히 떨어졌다”면서 ‘아파도 참는다’라는 신조어가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했다.
이어 최근 6개월 전후 인력감축 여부를 대한 물음에는 58.4%(118명)가 ‘인력 감축 안한다’고 응답한데 이어 △1명 이하 감축:54명(36.7%) △1명 이하 감축 예정:12명(5.9%) △2~3명 정도 감축:10명(4.95%) △1~3명 감축 예정:6명(2.97%) 등으로 답해 이미 절반 이상이 최소 인원으로 의원을 경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의 경영 상태를 묻는 항목에는 ‘간신히 손익 분기점을 맞추고 있다’는 답변이 45.5%(92명)로 가장 많이 나왔고 ‘흑자 상태이다’(29.7%, 60명) ‘적자상태이다’(46명, 22.8%) 등 의원간 양극화를 짐작해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인력감축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개원가의 어려운 상황은 꽤 됐고 최소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인력감축이 불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마른수건 짜기에 돌입한 개원가의 경기양상을 설명했다.
전문가 “부동산 경기 풀리면 하반기 경영개선 기대”
원장들은 적자요인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대출과 관련, △1억~2억원:42명(24.1%) △5억원 이상:36명(20.6%) △2억~3억원:34명(19.5%) △3억~4억원:28명(16.1%) △1000만~1억원:26명(14.9%) △무대출:8명(4.59%) 등으로 답해 경영악화와 대출이자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무응답 28명 제외)<위 그래프 참조>
개원 10년차인 서울지역 한 개원의는 “지난해 말부터 3월까지 환자 감소가 지속돼 개원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 “환절기 여파로 조금씩 환자가 늘고 있으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긴장감 속에 살고 있는 원장들의 심정을 토로했다.
경영컨설팅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이 의료경기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박기성 대표는 “금융계에서 일부 긍정적인 데이터 나오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초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례로 한강프로젝트와 잠실 최고층 건물 개발 등 부동산 경기도 풀리면 하반기쯤 개원가 경영상태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