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병원 우종수 교수 "확실한 노하우는 보증수표"
[기획특집] 흉부외과 수가 인상, 약인가 독인가"지방에 있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거나 노하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들도 그런 부분들을 다 알고 있죠. 좋은 실력으로 오랜기간 신뢰를 쌓으면 환자와 전공의들은 알아서 찾아옵니다"
흉부외과의 낮은 수가, 전공의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7월부터 수가 100% 가산에 들어갔다. 수가 인상에 대해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수가 인상 카드만으로는 심장수술의 심각한 지역 불균형, 전공의 기피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흉부외과 수가인상이 남긴 문제와 대안을 모색한다.
-------------<글 싣는 순서>-------------
(1편) 심장수술 서울 집중현상 백약이 무효
(2편) 수가 인상, 빈익빈 부익부 심화 우려
(3편) 나눠먹기식 전공의 배정 수술 시급
(4편) 지방 대학병원 흉부외과도 경쟁력 있다
최근 심평원이 발표한 수술 전후 항생제 사용평가 결과 심장수술의 경우 11개 병원만이 대상에 올랐다. 즉, 3개월간 10건이상 심장수술을 시행한 병원이 전국에 11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울의 유수 대학병원들도 채우지 못한 10건의 수술건수를 채운 곳은 지방에서 경북대병원과 동아대병원이 유일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동아대병원 우종수 흉부외과 과장은 병원의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방에 있건, 서울에 있건 실력만 있다면 환자들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것이다.
우종수 교수는 "심장수술은 의료진의 역량과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한 외과수술의 꽃"이라며 "난이도 있는 수술을 얼마나 많이 시행해 봤느냐가 곧 의료진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의 실력이 쌓이면 곧 환자의 신뢰로 연결돼 저절로 환자들이 몰려드는 것"이라며 "백마디 말보다 의사의 실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종수 교수는 심근경색과 협심증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그레이트 서전'이다.
지난 1991년 부산에서 최초로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시작했고, 매년 100회 이상 수술을 시행해 벌써 수술건수가 2천건에 달한다.
특히 95%이상 심장을 정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실시하지만 사망률이 1%수준으로 세계적인 흉부외과 의사들과 비견될 수준이다.
역시 흉부외과에 근무중인 김시호 교수도 알아주는 칼잡이다. 복잡 심장기형 수술과 대동맥 기형 수술 시행시 환자의 뇌혈류를 유지한 채 수술을 시행하는 국부 뇌순환 기법을 선도적으로 구사하는 몇 안되는 명의로 알려져 있다.
동아대병원 흉부외과의 비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최신 치료법과 진료시스템을 도입하는데도 적극적이다.
로봇수술이 대표적인 경우.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식도암 로봇수술에 성공해 병원계의 관심을 끌었다.
응급환자 문자메시지 서비스도 병원계에서 선도적으로 진료현장에 적용했다. 실제로 동아대병원은 심근경색 등 응급환자가 내원할 경우 응급실 의료진이 전문치료팀에 문자메시지를 통보하며, 치료팀은 10분내에 응급실 집결해 15분내에 CT, MRI 등 영상검사를 끝내고 있다.
이를 통해 20분내에 최종진단을 마치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 환자의 생명을 살린 예도 많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최근 빅5병원에 수술이 몰리며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흉부외과의 지역별 양극화에 대해 우 교수는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이러한 상황은 불가피한 일이며 이 기회를 이용해 흉부외과계의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우종수 교수는 "인지도가 높은 빅5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는 것은 막을 수 없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전공의 수급 또한 이와 맥을 같이 하듯 일부 병원에서는 수련이 마비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를 꼭 양극화로 바라보기 보다는 흉부외과 전공의 수급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과 같이 병원의 수요에 의해 전공의를 배분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련환경이 적절하지 않은 병원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정말 실력있고 우수한 병원들을 집중 육성해 흉부외과 의사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 교수는 "흉부외과의 문제는 이제 완전하게 판을 갈아엎어야 해결될 문제"라며 "적정 전문의수를 산출하고 경쟁력 있는 병원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련도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 수준 높은 흉부외과 의사들을 배출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와 학회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