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 사태 '일파만파'…제도개선 요구 봇물

고신정
발행날짜: 2009-10-01 12:01:31
  • 공정위 발표 이후 비난여론 확산…국회 등 입장표명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대형병원의 선택진료 부당징수 문제를 표면화하고 나서면서 선택진료제도의 폐지,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에서 선택진료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는가 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제도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국회 안홍준 의원(한나라당)은 1일 보도자료를 내어 "선택진료제가 병원 경영 개선수단으로 전락했다"면서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대형병원들의 선택진료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안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 조사에서 과징금을 받은 8개 대형병원의 선택진료비 수입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병원의 총수입 중 선택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위 '빅4'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교 병원의 경우 총수입에서 선택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등 선택진료비 수입의 독식,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도의 경우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병원 이용객이 줄면서 총수입이 2007년도 2조4624억원보다 감소한 2조2596억원이었으나, 유독 선택진료비 수입은 2007년도 1932억원에서 2008년 2172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선택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도의 경우 7.8%에서 2008년 9.6%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 안홍준 의원은 "선택진료제는 환자 및 그 보호자의 의사 선택권 보장하고, 수준 높은 전문의사의 직접적인 진료행위를 통해 국민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환자의 의사 선택권 보장을 통한 질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의 목적 보다는 병원 경영 개선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기회에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선택진료 의사 지정 비율을 50% 정도로 낮추는 방안과 장기적으로 없애는 방안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원희목 의원 또한 선택진료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원 의원은 "지금의 선택진료제는 환자 편에 있는 제도가 아닌 병원 편에 있는 제도"라면서 "선택진료의사 비율을 각 과별로 50% 이내로 제한해 환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전문의 경력 15년 이상으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만 선택진료를 할 수 있게 해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도 선택진료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등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1일 성명을 내어 "선택진료제는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의료비 할인제도로 망가뜨린 주범이며 다른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세계 유일무이의 제도"병원은 이를 통해 불법적 행태를 지속하고, 그 비용을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이번 공정위 조사결과는 선택진료제의 문제를 다시한번 입증한 결과"라면서 환자의 선택권 없는 선택진료비를 즉각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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