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산부인과 개원의 양심선언' 조명

발행날짜: 2009-10-29 06:46:24
  • 정부·국민·의사 등 사회전체가 '낙태' 암묵적 허용

KBS2TV '추적60분'이 최근 산부인과 의사들의 '낙태 양심선언'을 중심으로 사회전반에 두텁게 깔려있는 불법낙태에 대한 카르텔에 대해 재조명했다.

추적60분은 28일 '산부인과 의사들의 양심선언 - 우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방송분에서 불법낙태를 권하는 산부인과의 실태와 함께 우리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불법낙태의 현주소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추적60분이 만난 양심선언 산부인과 의사들은 불법 낙태에 대한 평상시 느꼈던 생각들을 쏟아냈다.

산부인과 의사는 "환자에게 낙태를 하지 않으니 다른 곳에 가라고 돌려보냈더니 전문의 맞느냐며 욕을 하더라.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우리나라에는 낙태 카르텔이 있다"며 "국민, 정부는 물론 의사 내부에서도 이 카르텔을 깨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번이 이를 깰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또한 추적 60분은 낙태를 하려는 환자로 가장해, 산부인과를 찾아 실제로 불법 낙태를 권하는 산부인과를 실태를 점검했다.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배우자의 동의 없이 수술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환자가 낙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낙태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산부인과 관계자는 "일반진료로 볼 경우 국세청이나 건강보험공단에 서류가 남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모습도 그대로 방영됐다.

산부인과 의사 상당수가 분만보다 낙태에 치중해 있는게 현실이다.
이어 추적60분은 이처럼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법낙태를 뿌리치기 힘든 원인으로 현재 의료수가를 들었다.

이날 제작진이 만난 산부인과 의사 중에는 조만간 현재의 산부인과를 접고, 이전을 하는데 이후에는 산부인과가 아닌 성형, 피부과로 할 예정이라고 밝힌 곳이 일부 있었다.

해당 의사는 "현재 산부인과의 의료수가는 정상적으로 진료해서는 현실적으로 병원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간호사 월급주고, 임대료 내고나면 매일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의사는 "한달에 분만 건수 100건정도를 유지, 분만으로 약 500만원의 수익에 그치고 있다"며 "병원 경영이 어려워질수록 임신중절 수술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며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부인과 의사들만이 아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등 TV방송에서 불법낙태에 대해 서슴없이 다루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낙태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낮았다. 제작진인 실제 거리로 나가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한 결과 상당수가 "합법아니냐, 불법이라면 이렇게 많이 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추적 60분' 제작진이 전국의 성인남녀 6744명을 대상으로 한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3.7%가 불법낙태시술이 비일비재함에 대해 인정했다.

또한 제작진은 우리사회가 미혼모를 바라보는 인식이 불법낙태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추적60분이 만난 미혼모들은 "아이와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도 당장 독립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도 안되고, 금융권에서는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100만원도 대출이 안되는 게 현실"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대해 최안나 산부인과 전문의는 "여성이 임신을 하면 그것만으로도 존중받고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낙태 중단선언에 나선 산부인과 심상덕 원장은 "우리 모두 공범이다. 정부도 산부인과 의사, 국민 중 어느 누구라도 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이 길고 긴 침묵은 깨질 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낙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의 목소리만으로는 안된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불법 낙태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는 기회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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