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월급인상에 타과 전공의들 박탈감"

발행날짜: 2009-12-02 06:45:25
  • 산부인과 등 기피과 깊은 한숨 "사기 떨어질까 걱정"

최근 고려대의료원이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400만원을 인상하는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흉부외과, 외과 전공의들에 대한 월급인상 계획이 발표되자 일부 전문과목 교수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혹여 전공의들이 월급차로 인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병원 보직자들도 혹여 동요가 있을까 이해를 구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이다.

A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일 "힘든건 매한가진데 연봉은 2배가 차이가 나버리니 서운하고 허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흉부외과의 입장도 물론 이해하지만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느끼는 박탈감도 한번쯤은 생각해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상당수 교수들은 흉부외과, 외과 전공의에 대한 월급인상이 득과 실이 있다고 공감하고 있다.

우선 흉부외과와 외과의 전공의 수급에는 일정부분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 하지만 타과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다소 상대적인 소외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대의료원의 한 교수는 "처음 전공의 연봉을 9000만원까지 올린다는 말을 듣고는 정말 놀랐다"며 "이 정도면 왠만한 교수보다 연봉이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전공의 생활이 의사로서의 삶 중에 큰 부분은 아니지만 같은 전공의 입장에서 옆 친구가 나보다 월급이 300~400만원 많다고 하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올려준 것은 장기적으로 볼때 타 과에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정부가 기피과 문제에 눈을 돌린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이로 인해 월급인상 등 가시적 성과가 있는 것"이라며 "정부측에 계속해서 산부인과의 어려움을 알리고 있는 만큼 산부인과 등에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수련담당자들은 혹여 이로 인해 수련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월급인상을 재검토하는 수련병원도 생기고 있다.

최근 월급인상을 전면 보류한 B병원 보직자는 "사실 월급인상 등 지원책을 생각 안해본 건 아니지만 타과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로 교수들간에 이견이 많았다"며 "다른 방법으로 흉부외과, 외과 전공의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의료원 등은 지난 7월부터 발생한 수가인상분을 활용해 전공의들의 월급을 20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인상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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