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처럼 의학이 망가지길 원하는가"

안창욱
발행날짜: 2010-05-17 06:48:47
  • 의학계, 공정경쟁규약 우려 고조 "학술행사 차질"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이 개정된 것에 대한 의학계의 우려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초음파의학회 김승협(서울의대) 이사장은 16일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무식하고 저급하다”고 질타했다.

또 김 이사장은 “공정경쟁규약은 의학회를 국제화하는데 틀림없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회원들로부터 학술행사 등록비를 20만원으로 올릴 수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하면 대관료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된 공정경쟁규약에 따르면 학술행사 부스는 회사 당 2개까지만 설치할 수 있고, 부스 비용도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특히 대한초음파의학회(KSUM)는 올해 학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내년 학술대회부터 전세계 초음파 관련 의료인들에게 등록 문호를 개방하기로 하고, 올해 학술대회를 ‘KSUM 2010 Open'으로 명명한 상황에서 공정경쟁규약이 강화됨에 따라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국제학술대회에 버금가는 행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해외 연자를 늘리고, 아시아국가 참석자에 대해 참가비와 등록비 등을 보조해야 하는데 공정경쟁규약이 강화됨에 따라 막대한 행사비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신장학회는 15일 학회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김 이사장은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보다 의학이 크게 앞서 있었지만 학회에 대한 제약사의 지원을 규제한 이후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김 이사장은 “이대로 가면 의학회 학술대회를 대학병원 강당에서 열 수밖에 없고, 국제학회 참석자들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국가가 의학이 망가지길 원한다면 지켜야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다른 학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정식)는 14, 15일 양일간 춘계학술대회와 함께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대한신장학회 관계자는 “공정경쟁규약에 따라 행사를 마련하면서 부스 수입이 줄었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학술대회 참석자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식 이사장도 학회 30주년 기념식에서 공정경쟁규약이 강화됨에 따라 향후 학회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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