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정부가 수많은 수재 바보 만들어"

발행날짜: 2010-07-23 06:49:12
  • 의전원생들 자율전환 발표 성토 "결국 모르모트였나"

"불과 5년만에 정부 정책이 뒤집힐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결국 정부를 믿었던 학생들만 낙동강 오리알이 됐으니 누가 이들의 인생을 책임질건가요."

의전원생들과 수험생들이 교과부의 자율전환 발표에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한 의전원 입시설명회 모습
정부가 의사양성학제를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당수 의전원들이 의대 복귀를 가시화하자 의전원생들과 수험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책임지지 못할 정책으로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됐으며 정부를 믿고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인생이 뒤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지방의 한 의전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인턴으로 수련을 받고 있는 A씨. 그는 모교가 의전원 폐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심란해하고 있다.

A씨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모교가 의전원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학교에 다니면서도 불안불안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다가온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마 모든 의전원생들이 학교를 다니면서도 마음 한편에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일 것"이라며 "지금도 의전원 졸업생을 하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교가 없어진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나면 혹여 그러한 인식이 더 강해질까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다른 의전원을 졸업한 B씨도 "정부가 수많은 수재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었다"며 "나와 후배들 모두 정부의 실험에 이용당한 모르모트가 된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의전원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은 더욱 혼란에 빠져있다.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설계해놓은 계획이 뒤엉켜버렸다는 하소연이다.

서울의 명문대학 생명공학과에 재학중인 B씨는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이 의전원으로 간다는 소식에 입시에 유리한 생명공학과에 입학했다"며 "하지만 내가 졸업하는 연도에 이 대학이 의대로 돌아간다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갈아엎는 정부도 문제지만 무책임하게 입학전형을 이리저리 바꿔대는 대학이 더 큰 문제 아니냐"며 "대학을 믿고 입시를 준비해온 수많은 학생들의 인생은 어떻게 책임질꺼냐"고 비난했다.

실제로 현재 병행체제로 의전원을 운영중인 대학은 1학년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까지 현 체제를 유지한 후 2015학년도부터 학제를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의대로 복귀할 경우 2013년부터 의예과 학생 선발이 시작돼 의전원 모집인원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 것. 결국 현재 대학 1~2학년으로 의전원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은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의전원 입시전문학원 원장은 "교과부의 발표 이후 의전원들이 의대 복귀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험생들이 상당히 술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대 회귀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마음을 다잡아 주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전원을 준비하던 학생들 대부분은 학사편입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의대→의전원→학사편입으로 돌아가게 되는 꼴이니 수험생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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