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후 플러스'가 정부가 최근 확정한 기등재의약품 20% 일관인하 방안에 대해 "예산만 낭비한 실패한 정책"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방송에 나온 한 출연자는 "이번 정부안으로 제약업계의 피해는 거의 없게 됐다. 제약사가 조용해지지 않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후 플러스'는 12일 방송에서는 '비싼 약값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주제로 복지부의 기등재약 일관 인하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약값 인하 대상에 예외되는 품목이 너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정부는 예외조항을 둬 특허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약품, 2007년 이후 복제약 등재로 약가 인하된 품목, 희귀약 등 필수의약품 등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약들이 면제를 받은 셈이다.

방송은 먼저 당뇨병약, 고혈압약 등 만성질환으로 환자들이 평생 복용해야하는 약들이 죄다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청구액 기준 당뇨병약 1위 '아마릴'를 비롯, 위염약 1위 '스티렌', 고혈압약 1, 2, 3위 '노바스크', '올메텍', '아모디핀' 등이 그것들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신형근 부회장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들이 현재 특허가 남아 있는 약들이 대부분"이라며 "(예외 조항으로) 실제적으로 약가 인하 혜택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값 인하 제품도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리지널과 복제약의 구분을 두지 않고 일괄적으로 최고가 대비 80% 선에서 묶으려고 하다보니 정작 국민들이 많이 복용하는 복제약 인하율은 미미하다는 것.

방송은 건강보험 청구액 1위 품목 '플라빅스' 복제약을 예로 들며, 인하 폭이 1원에서 5원 선에서 그쳤다고 비판했다.

일괄인하로 오리지널 '플라빅스'가 2168원서 1734원 인하되지만, 제네릭은 이미 2168원의 80% 선으로 약값을 받은 터라 인하폭이 작다는 것이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는 "정부가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인데, 이번 안은 가격인하도 아니고 목록 정비도 아니고 그냥 포기하는 거다"고 실랄하게 비난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 안대로 가격이 20% 인하되면 제약회사가 조용하지 않겠느냐"며 "그 얘기는 이번 정부 조치가 실질적으로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제약사 압력에 정부가 굴복했다는 얘기다.

방송은 마지막으로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갑자기 계획을 바꿨고, 이로 인해 환자들은 나아진게 없다"며 "정부가 약값을 못 내리는 건지 안내리는 건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