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병원 설립을 공식화한 인하대병원이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마곡지구, 한진택배 부지 등 다양한 장소를 심도있게 고민했지만 계속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오면서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박승림 인하대의료원장은 1일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상하리만큼 변수가 생기고 있다"며 "하지만 한진그룹, 대학 측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하대병원은 지난 2008년부터 600병상 규모의 제2병원 설립을 추진했지만 지금까지도 전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부지로 검토했던 곳은 마곡지구. 서울에 남은 마지막 병원부지라는 점에서 이화의료원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아무도 승자가 되지 못했다.

SH공사가 만성 적자를 견디지 못해 개발사업을 중단하면서 아직까지 토지보상조차 끝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워낙 땅값이 비싸 병원 설립비용이 4000억~500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두 병원 모두 사실상 마곡지구 진출을 포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하대의료원은 다시 병원 인근의 한진택배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부지는 병원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울 뿐 아니라 그룹사인 한진그룹의 소유로 되어 있어 사업을 추진하기에 알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외의 변수로 이러한 방안도 원점으로 돌아갈 상황에 놓였다. 세브란스병원이 송도에 국제병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익구조에 큰 차질이 생긴 것이다.

박승림 의료원장은 "제2병원 설립을 위한 설계작업까지 상당부분 진행했지만 최근 재검토에 들어갔다"며 "세브란스병원과 제2병원의 특징이 동일한 만큼 어쩔 수 없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동일한 컨셉으로 가지고 두 병원이 경쟁하게 되면 양쪽 모두 피해를 입지 않겠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의식한 것이다.

박 의료원장은 "과연 타당성이 있는 사업인지 다시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그룹사의 지원이 있는 만큼 마곡지구부터 한진택배 부지를 포함해 다양한 장소를 원점에서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