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약가인하 시도에 법원 제동…복지부, 2심서도 패소

발행날짜: 2026-03-12 22:00:00
  • 서울고법, 보건복지부 항소 기각…"절차적 정당성 및 재량권 일탈"
    소송 중 처분 근거 변경은 '절차적 하자'…제약사 승소 유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정부가 단행한 무리한 약가 인하 드라이브에 법원이 다시 한번 제동을 걸었다.

서울고등법원은 제약사가 실질적 요건을 갖췄음에도 허가증 제출이 늦었다는 이유로 단행된 약가인하 처분은 타당하지 않으며, 특히 소송 중 처분 사유를 바꾸는 것은 제약사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절차적 하자라고 지적하며 원심의 제약사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Gemini의 응답제약사가 보건복지부의 약값 인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4-2행정부는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제약사 A와 B의 손을 들어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정부가 2020년 공고한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에 따라 2023년 9월,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의약품들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하는 고시를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먼저 원고측 제약사들은 정부의 처분이 사실관계와 절차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A사의 경우 2023년 5월 당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기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안내를 받았으나, 3개월 뒤인 8월 최종 단계에서 갑자기 생동성 시험 미달 통보를 받게 됐다.

이후 소송이 시작되자 보건복지부는 처분 근거를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는 '생동성 시험(제1 요건)'이 아닌, 원료의 품질을 보증하는 '원료의약품 등록(DMF·제2 요건)' 미충족으로 변경하며 대응했다.

B사 역시 위탁 생산에서 자사 제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미 식약처에 제출했던 생동성 시험 계획서와 제조지시서 등을 통해 등록된 원료(DMF)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소명했다.

하지만 복지부 측은 행정 절차상 '변경 허가증'이 처분 당시 발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했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주장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정부 처분의 법적 근거가 박약하거나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A사에 대해 "생동성 시험 여부와 등록 원료 사용 여부는 기본적 사실관계부터 다른 별개의 사유"라며 "행정처분의 근거 사유를 소송 중에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제약사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았다.

B사 대해서는 "비록 허가증 발급이 늦었을 뿐 이미 등록된 원료를 사용하고 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므로 처분 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정부가 내세운 인하 사유들이 법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나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역시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들은 "정부 보조기관인 심평원이 제약사에 전달하는 평가 결과는 복지부 처분의 근거를 제시하는 핵심적인 절차이므로, 이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며 처분 사유를 바꾸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B사 사건에 대해서도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은 법령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경 허가증은 입증 방법의 하나일 뿐이며, 제약사가 관련 법령을 지키며 성실히 절차를 밟고 있었음에도 형식적인 서류 제출 시점만을 따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주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하고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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