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의사회, 5년째 경찰서 무료진료 '선행 행진'
수요일 저녁이 되면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강서구의사회 소속 이태규 원장도 그 중 하나다.
수요일 저녁, 이태규 원장이 의원에서 나왔다. 급히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았다. 그가 도착한 곳은 집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태규 원장이 익숙한 듯 권덕우 경장에게 인사를 건냈다.
육중한 유치장 철창문이 뒤로 보이는 수사팀, 강서구경찰서 풍경이 순간 환해진다.
강서구의사회는 2006년 4월부터 강서경찰서와 협력해 유치장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뜻있는 의사들이 의기투합해 진료 봉사를 하고 있는 것.
의사회와 경찰서가 협력해 유치장 제소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는 것은 전국에서 강서구가 유일하다. 내달이면 횟수로 5년째. 의사-환자의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은 580여명에 이른다.
강서구의사회는 소속 회원을 열두반으로 나눠 각 달마다 자원 봉사에 나설 반을 배정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취재해야 한다며 손사래를 치는 이태규 원장이 오늘 취재의 주인공이 된 셈. 다른 회원 대부분도 매달 이처럼 자원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진료 들어가겠습니다. 문 열어 주세요."
육중한 문이 열리자 눈 앞으로 유치장 풍경이 펼쳐진다.
진료 공간은 문 바로 왼편에 마련된 면회실. 3평 남짓한 이곳은 수요일 마다 '진료실'이란 팻말이 걸린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세요?" "계속 기침이 납니다."
청진기를 대고 환자 몸을 살피던 이 원장이 처방전을 쓴다. 잠시 후 또 다른 유치인이 들어온다. 이번엔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오늘 진료 대상자는 4명. 하루 평균 유치장 제소자가 10명 안팎이라는 점에서 적은 숫자는 아니다.
"솔직히 처음엔 유치장 진료가 겁도 났던 게 사실입니다. 유치인들이 행패를 부리지는 않을까 꺼려했죠. 하지만 진료를 하면서 그냥 아픈 사람, 환자로만 보이더군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동료 선배의 손에 이끌려 왔다가 자원 봉사를 시작했다는 이 원장도 벌써 5년 째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진료가 끝나고 직접 약을 조제하던 이 원장이 말을 이었다.
"문진만 하고 약을 함부로 쓸 수는 없어 항생제, 소염제 등 증상 완화를 위한 처방을 합니다. 다만 아픈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이 더 큰 정서적인 치료가 아닐까 합니다."
이태규 원장은 취재가 끝날 무렵, 공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굳이 힘주어 강조했다.
'대체 진료'에 기꺼이 나서줬던 조균석 의무이사나 무료 진료 시스템 유지에 힘써준 김동석 강서구의사회장, 그리고 다른 회원들에게 돌아가야할 칭찬이 자신에게 온 것 같아 부끄럽다는 것. 한편 그는 경찰서의 배려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치장 진료 뒤에는 경찰서의 배려가 있습니다."
5년간 유치장 진료의 일정 조정과 의약품 구입 등 진료에 불편이 생기지 않게 뒤에서 조율하는 몫을 담당한 사람은 권덕우 경장.
그는 2월 있었던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초대를 받아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경찰서를 나서는 이태규 원장은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삶에 매몰돼 시계 추처럼 살지만, 그래도 진료 봉사에 나선 순간 만큼은 학생 때의 초심을 되새기게 됩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받고 있다는 작은 고백인 셈이다.
수요일 저녁, 이태규 원장이 의원에서 나왔다. 급히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았다. 그가 도착한 곳은 집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태규 원장이 익숙한 듯 권덕우 경장에게 인사를 건냈다.
육중한 유치장 철창문이 뒤로 보이는 수사팀, 강서구경찰서 풍경이 순간 환해진다.
강서구의사회는 2006년 4월부터 강서경찰서와 협력해 유치장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뜻있는 의사들이 의기투합해 진료 봉사를 하고 있는 것.
의사회와 경찰서가 협력해 유치장 제소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는 것은 전국에서 강서구가 유일하다. 내달이면 횟수로 5년째. 의사-환자의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은 580여명에 이른다.
강서구의사회는 소속 회원을 열두반으로 나눠 각 달마다 자원 봉사에 나설 반을 배정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취재해야 한다며 손사래를 치는 이태규 원장이 오늘 취재의 주인공이 된 셈. 다른 회원 대부분도 매달 이처럼 자원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진료 들어가겠습니다. 문 열어 주세요."
육중한 문이 열리자 눈 앞으로 유치장 풍경이 펼쳐진다.
진료 공간은 문 바로 왼편에 마련된 면회실. 3평 남짓한 이곳은 수요일 마다 '진료실'이란 팻말이 걸린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세요?" "계속 기침이 납니다."
청진기를 대고 환자 몸을 살피던 이 원장이 처방전을 쓴다. 잠시 후 또 다른 유치인이 들어온다. 이번엔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오늘 진료 대상자는 4명. 하루 평균 유치장 제소자가 10명 안팎이라는 점에서 적은 숫자는 아니다.
"솔직히 처음엔 유치장 진료가 겁도 났던 게 사실입니다. 유치인들이 행패를 부리지는 않을까 꺼려했죠. 하지만 진료를 하면서 그냥 아픈 사람, 환자로만 보이더군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동료 선배의 손에 이끌려 왔다가 자원 봉사를 시작했다는 이 원장도 벌써 5년 째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진료가 끝나고 직접 약을 조제하던 이 원장이 말을 이었다.
"문진만 하고 약을 함부로 쓸 수는 없어 항생제, 소염제 등 증상 완화를 위한 처방을 합니다. 다만 아픈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이 더 큰 정서적인 치료가 아닐까 합니다."
이태규 원장은 취재가 끝날 무렵, 공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굳이 힘주어 강조했다.
'대체 진료'에 기꺼이 나서줬던 조균석 의무이사나 무료 진료 시스템 유지에 힘써준 김동석 강서구의사회장, 그리고 다른 회원들에게 돌아가야할 칭찬이 자신에게 온 것 같아 부끄럽다는 것. 한편 그는 경찰서의 배려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치장 진료 뒤에는 경찰서의 배려가 있습니다."
5년간 유치장 진료의 일정 조정과 의약품 구입 등 진료에 불편이 생기지 않게 뒤에서 조율하는 몫을 담당한 사람은 권덕우 경장.
그는 2월 있었던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초대를 받아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경찰서를 나서는 이태규 원장은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삶에 매몰돼 시계 추처럼 살지만, 그래도 진료 봉사에 나선 순간 만큼은 학생 때의 초심을 되새기게 됩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받고 있다는 작은 고백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