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버리고, 미용성형 택했는데 세금이 발목"

발행날짜: 2011-07-02 06:55:22
  • 의사들, 부가세 부과에 따른 수술비 인상 놓고 깊은 고민

# 산부인과 전문의 A원장은 재작년부터 부인과 진료를 줄이고 미용성형을 대폭 늘렸다. 올해 들어서는 간판도 산부인과에서 OO여성의원으로 바꿨다.

이를 위해 눈, 코 성형 라이브수술 강의를 찾아다녔다. 밤이나 주말이나 시간을 가리지 않았다. A 원장은 이제 겨우 할 만해졌는데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된다는 소식에 맥이 풀렸다.

7월부터 시행되는 미용성형수술 부가가치세 부과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것은 성형외과 전문의들만이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급여진료를 고수하다가 최근에 미용성형 진료로 전환한 개원의들이 더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비성형외과 전문의 중에서도 미용성형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가격경쟁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개원의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A원장은 "솔직히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는 가격적인 면에 만족하기 때문인데 부가세 부과로 전체 진료비의 10%가 인상되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

부가세 부과는 내원 환자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얼마 전 코성형을 시작한 이비인후과 박모 원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감기환자만 봐서는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서 코 성형을 배웠는데 부가세 부과로 인해 환자가 감소하는 게 아닐까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기존 수술비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른 미용성형 개원가에서 부가세를 부과, 가격이 상승할 때 가격을 유지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다른 개원의는 "급여진료에 지쳐 비급여 진료를 택했는데 이 역시 레드오션 시장이 된 상황"이라면서 "자칫 가격경쟁을 더 과열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7월 이후 부가세가 10% 부과되는 만큼 수술비를 인하하는 병원도 일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가세를 엄격히 환자에게 부과하는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으로 나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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