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③ 삼성서울병원 이상일 교수의 진료철학
오전 9시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 교수의 진료실. 7살 꼬마아이를 데리고 한 보호자가 그와 마주 앉는다.
좋아하는 음식부터 평소 수면시간, 놀이 방법까지 이 교수의 질문이 이어진다. 어느새 30분을 훌쩍 넘어선 진료시간. 이 교수는 아직 느긋하다. 오히려 기자가 조바심이 난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 현재 대학병원의 진료시스템을 비유하는 이러한 공식은 그에게 먼나라 이야기처럼 보인다.
이렇게 환자를 보면 하루에 몇 명이나 진료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적게 볼 때는 하루에 한 5명 정도 진료하는 것 같아요. 보통 10명 정도 보는 것 같고…굳이 세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언제부터였을까. 또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텐데 병원의 압박은 없을까. 여러가지 의문점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이러한 질문에 그는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느새 이야기는 그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저는 머리가 좋은 학생은 아니었어요. 교과서도 앞뒤 흐름을 알아야 겨우 이해를 하는 수준이었죠. 그 머리가 어디 가나요. 지금도 환자를 유심히 살펴야 왜 아프게 됐는지 이해하니 질문이 많아지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쌓이는 거죠."
하지만 국내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손 꼽히는 대형병원에서 진료하는 그에게 이러한 설명은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자꾸 채근하는 기자에게 그는 담담히 그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교수는 "사실 예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는 진료에 대한 압박이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나는 그 때도 3분 진료는 환자를 배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쉬는 날에 진료실을 열어 초진 환자들을 받기로 병원과 합의하고는 일주일 내내 진료를 봤다"며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하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삼성서울병원의 방침 덕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병원은 적자를 봐도 상관없다는 기업 분위기였다"며 "그 덕택에 내가 하고 싶은 진료와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과장부터 알레르기센터 소장, 복지부 지정 아토피 연구센터 센터장에 이어 최근에는 아-태 알레르기학회 이사장까지 눈코 뜰 새 없는 그이지만 유독 마음을 쓰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전공의들의 교육이다.
이렇게 그가 전공의들에 마음을 쓰기 시작한 것은 하나의 사건 때문이다. 경기도립의료원에 파견 나간 전공의들이 진료를 보는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병원 여건상 하루에 환자가 10명이나 될까 말까 하는데 전공의들이 대부분 진료를 보는데 5분을 넘기지 못하더라고요. 도대체 시간이 있는데 왜 그렇게 할까 살펴보니 결국 교육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승들이 5분 진료를 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전공의들도 자연스레 그러한 문화에 젖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결국 많은 전공의들이 기계적인 질문과 답변에 익숙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이제는 진료실에 전공의들을 불러 환자와 대화하는 법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환자를 대하는 공식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환자의 모든 것이 궁금해져야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좋아하는 음식부터 평소 수면시간, 놀이 방법까지 이 교수의 질문이 이어진다. 어느새 30분을 훌쩍 넘어선 진료시간. 이 교수는 아직 느긋하다. 오히려 기자가 조바심이 난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 현재 대학병원의 진료시스템을 비유하는 이러한 공식은 그에게 먼나라 이야기처럼 보인다.
이렇게 환자를 보면 하루에 몇 명이나 진료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적게 볼 때는 하루에 한 5명 정도 진료하는 것 같아요. 보통 10명 정도 보는 것 같고…굳이 세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언제부터였을까. 또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텐데 병원의 압박은 없을까. 여러가지 의문점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이러한 질문에 그는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느새 이야기는 그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저는 머리가 좋은 학생은 아니었어요. 교과서도 앞뒤 흐름을 알아야 겨우 이해를 하는 수준이었죠. 그 머리가 어디 가나요. 지금도 환자를 유심히 살펴야 왜 아프게 됐는지 이해하니 질문이 많아지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쌓이는 거죠."
하지만 국내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손 꼽히는 대형병원에서 진료하는 그에게 이러한 설명은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자꾸 채근하는 기자에게 그는 담담히 그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 교수는 "사실 예전에 근무하던 병원에서는 진료에 대한 압박이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나는 그 때도 3분 진료는 환자를 배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쉬는 날에 진료실을 열어 초진 환자들을 받기로 병원과 합의하고는 일주일 내내 진료를 봤다"며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하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삼성서울병원의 방침 덕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료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병원은 적자를 봐도 상관없다는 기업 분위기였다"며 "그 덕택에 내가 하고 싶은 진료와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과장부터 알레르기센터 소장, 복지부 지정 아토피 연구센터 센터장에 이어 최근에는 아-태 알레르기학회 이사장까지 눈코 뜰 새 없는 그이지만 유독 마음을 쓰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전공의들의 교육이다.
이렇게 그가 전공의들에 마음을 쓰기 시작한 것은 하나의 사건 때문이다. 경기도립의료원에 파견 나간 전공의들이 진료를 보는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병원 여건상 하루에 환자가 10명이나 될까 말까 하는데 전공의들이 대부분 진료를 보는데 5분을 넘기지 못하더라고요. 도대체 시간이 있는데 왜 그렇게 할까 살펴보니 결국 교육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승들이 5분 진료를 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전공의들도 자연스레 그러한 문화에 젖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결국 많은 전공의들이 기계적인 질문과 답변에 익숙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이제는 진료실에 전공의들을 불러 환자와 대화하는 법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사는 환자를 대하는 공식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환자의 모든 것이 궁금해져야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