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소송 '머뭇머뭇'…"솔직히 복지부 보복 두렵다"

이석준
발행날짜: 2012-03-12 06:29:15
  • 4개 제약사만 소장 제출…리베이트 조사 등 불이익 우려

[초점] 머뭇거리는 제약계 약가인하 취소 소송

제약계가 예상과 달리 약가인하 취소 소송에 머뭇거리고 있다. 지난해 8월 12일 약가 인하 발표 이후 대규모 궐기대회 등을 통해 집단 반발하며, 정책이 강행되면 벌떼 소송을 하겠다던 강경한 자세는 온데간데 없다.

실제 지난 7일부터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 약가인하 취소소송은 지금까지 고작 4곳에 그치고 있다. 이중 제약협회 이사장사인 일성신약(윤석근 사장) 만이 상징성이 있을 뿐 나머지 3곳은 이름조차 생소한 소형 제약사였다.

물론 일성신약도 협회 이사장사라는 타이틀을 떼버리면 연간 700억원(작년 기준)도 안되는 작은 회사다.

#i1#제약업계가 이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뭘까.

약가인하로 인한 피해액보다는 리베이트 조사와 약가협상 불이익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이에 대한 공포감이 타 기업보다 큰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상위 A제약사 법무팀 관계자는 사실상 약가인하 소송을 접었다고 귀뜸했다. 솔직히 복지부의 보복이 두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단 약가인하로 인한 피해는 신제품 출시와 다국적사와의 제휴, 그리고 자연 성장분 등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리베이트 조사 등의 봉변을 당하는 것보다 낫다고 결론 내렸다. 그간 좋았던 복지부와의 관계를 깨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위 B제약사 임원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 임원은 "회사에서 약가인하 소송의 실익을 놓고 아직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우리 회사는 지금 약가 협상 중이다. 출시만 되면 연간 300억원 이상이 보장된 약이다. 괜히 소송에 나섰다가 찍히면 약가 협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약가인하로 인해 당장의 피해는 크지만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한 제약사를 정해 본보기로 리베이트 조사에 나서면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간 작은 제약사만 리베이트 행위를 적발한 것도 평소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중소 제약사들 "상위사 약가소송 모범 보여라"

하지만 큰 성장동력이 없고 당장의 큰 피해를 보는 중소제약사들은 이런 제약업계의 태도에 불만이다.

약가소송이 산발적으로 진행되면 그만큼 정부를 압박하는 힘이 작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C제약사 관계자는 "물론 여론 등에 떠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소송에 나서서는 안된다. 철저히 기업의 입장을 따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이 강행되면 정부는 또 재정이 바닥나면 폭거 수준의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정부 눈치가 보이겠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제약계의 단결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복지부도 분명 집단 소송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뿔뿔히 흩어지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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