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수련환경 현재 진행형…교수들 "이제 변해야 한다"
# A병원 인턴 김모(30)씨는 오전 9시부터 담낭제거술 수술 보조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한 시간 후 나왔다. 바로 간이식 수술실로 이동했다. 오전 10시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자정이 돼서야 나올 수 있었다. 눈치를 보느라 밥도 못 먹었다. 파김치가 돼서 나오는데 외과 전공의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회식이 있으니 참석하라는 전화였다. 하지만 김씨는 바로 골아 떨어졌다. 다음날 회식에 빠진 것 때문에 선배에게 꾸지람을 듣는 건 아닌지 눈치가 보여 마음이 불편했다.
# B병원 전공의 박모(28)씨는 인턴 과정 1년 중 6개월간 응급실에 배치됐다. 내과에 관심이 있었지만 제대로 배워보지도 못한 채 인턴과정이 끝났다. 이틀에 한번 꼴로 응급실 당직을 서면서 몸은 축날 대로 축났다. 이런 과정들이 좋은 의사가 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의문이 생겼다.
20일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전공의들은 "여전히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대가 바뀌고 의과대학 내 문화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전공의 수련환경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얼마 전 한 전공의가 야근 및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전공의 수련환경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A병원 전공의 김씨는 "12시간 넘게 수술실을 지키고 심신이 지친상태라고 하더라도 선배의 연락을 받으면 술자리를 가야하고, 회식에 빠지면 눈치를 봐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잦은 밤샘에 식사도 거르고 힘들어 하면 일부 교수들은 '내가 전공의 수련 받을 때에는 더 심했다. 이런 것도 못 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식"이라면서 "체력이 떨어지면 무능한 의사가 돼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C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이모(29)씨는 일주일 내내 병원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 그나마 선배들 눈치를 보며 집에 잠시 들러 샤워를 하고 온 게 전부다.
집에 간김에 잠이라도 실컷 자다가 오고 싶지만 이제 병원 밖에 있으면 불안해서 바로 복귀했다.
지방에 위치한 D병원 인턴 박모(28)씨는 다른 병원 인턴보다 더 바쁘다. 인턴 TO는 60명이었지만 30명밖에 지원을 하면서 2배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턴이 부족한 만큼 대체 인력을 고용해야 하지만 병원 측은 부족한 인턴으로 모든 걸 해결했다.
박씨는 "주 120시간 넘게 병원 내에서 대기하는 게 수련에 어떤 도움을 주는 지 모르겠다"면서 "병원이 전공의 특히 인턴을 싼 값에 부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가는 꿈도 못 꾼다. 현재 병원협회는 병원은 전공의에게 연 14일의 휴가를 지급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이를 챙겨쓰는 전공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C병원 이모 전공의는 "병원에서는 여름에 3박 4일, 겨울에 2박 3일의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전체 전공의 18명 중 2명이 단 하루 휴가를 다녀온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이를 지켜보는 일선 교수들도 "이제는 변해야한다"는 분위기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가 지치고 피곤하면 환자에게도 결코 좋을 수 없다. 전공의들의 업무 강도를 줄여야한다는 데에는 다들 공감한다고 본다"면서 "다만 급진적으로 바꿀 것이냐, 서서히 바꿀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내과학회 수련위원회 엄중식 부위원장(강동섬심병원)은 "수련을 받는다는 이유로 인간적인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게 당연하게 되는 것은 문제"라면서 "수준 높은 의료진을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전공의 교육을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하루에 1~2시간 자면서 실수하면 폭언과 폭행을 당하면서 수련을 받았지만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부위원장은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이면서 병원의 피고용자인데 그에 대한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현실이 그러니깐 어쩔 수 없다는 식은 곤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B병원 전공의 박모(28)씨는 인턴 과정 1년 중 6개월간 응급실에 배치됐다. 내과에 관심이 있었지만 제대로 배워보지도 못한 채 인턴과정이 끝났다. 이틀에 한번 꼴로 응급실 당직을 서면서 몸은 축날 대로 축났다. 이런 과정들이 좋은 의사가 되는 데 과연 도움이 될까 의문이 생겼다.
20일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전공의들은 "여전히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대가 바뀌고 의과대학 내 문화가 달라졌다고 하지만, 전공의 수련환경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얼마 전 한 전공의가 야근 및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전공의 수련환경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A병원 전공의 김씨는 "12시간 넘게 수술실을 지키고 심신이 지친상태라고 하더라도 선배의 연락을 받으면 술자리를 가야하고, 회식에 빠지면 눈치를 봐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잦은 밤샘에 식사도 거르고 힘들어 하면 일부 교수들은 '내가 전공의 수련 받을 때에는 더 심했다. 이런 것도 못 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식"이라면서 "체력이 떨어지면 무능한 의사가 돼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C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이모(29)씨는 일주일 내내 병원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 그나마 선배들 눈치를 보며 집에 잠시 들러 샤워를 하고 온 게 전부다.
집에 간김에 잠이라도 실컷 자다가 오고 싶지만 이제 병원 밖에 있으면 불안해서 바로 복귀했다.
지방에 위치한 D병원 인턴 박모(28)씨는 다른 병원 인턴보다 더 바쁘다. 인턴 TO는 60명이었지만 30명밖에 지원을 하면서 2배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턴이 부족한 만큼 대체 인력을 고용해야 하지만 병원 측은 부족한 인턴으로 모든 걸 해결했다.
박씨는 "주 120시간 넘게 병원 내에서 대기하는 게 수련에 어떤 도움을 주는 지 모르겠다"면서 "병원이 전공의 특히 인턴을 싼 값에 부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가는 꿈도 못 꾼다. 현재 병원협회는 병원은 전공의에게 연 14일의 휴가를 지급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이를 챙겨쓰는 전공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C병원 이모 전공의는 "병원에서는 여름에 3박 4일, 겨울에 2박 3일의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전체 전공의 18명 중 2명이 단 하루 휴가를 다녀온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이를 지켜보는 일선 교수들도 "이제는 변해야한다"는 분위기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가 지치고 피곤하면 환자에게도 결코 좋을 수 없다. 전공의들의 업무 강도를 줄여야한다는 데에는 다들 공감한다고 본다"면서 "다만 급진적으로 바꿀 것이냐, 서서히 바꿀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내과학회 수련위원회 엄중식 부위원장(강동섬심병원)은 "수련을 받는다는 이유로 인간적인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게 당연하게 되는 것은 문제"라면서 "수준 높은 의료진을 배출하기 위해서라도 전공의 교육을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하루에 1~2시간 자면서 실수하면 폭언과 폭행을 당하면서 수련을 받았지만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부위원장은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이면서 병원의 피고용자인데 그에 대한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무조건 현실이 그러니깐 어쩔 수 없다는 식은 곤란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