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공의의 눈물

발행날짜: 2013-07-15 06:16:31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스텝인 나도 휴가 일수가 연 14일이 채 안된다. 그게 일선 병원의 현실이다."

얼마 전 만난 모 대학병원 교수는 최근 검토되고 있는 전공의 연 14일 휴가 의무화 등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방안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하지만 현재 상당수 대학병원의 현실이 전공의에게 충분한 휴가를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특히 그는 전공의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휴가를 연 14일 이상 마음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공의 14일 휴가 의무화는 현실과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얘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외적으로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도 병원 내부에선 좀처럼 바뀔 기미가 안보인다.

수십년간 값싼 노동력으로 인건비를 줄여온 수련병원들 입장에서도 선뜻 수용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수련병원들은 변화를 받아들여야한다.

개인적으로 전공의 수련실태 개선에 대해 거론할 때마다 얼마 전 만난 모 전공의가 떠오른다.

그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만 휴가를 쓰겠다고 얘기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결국 가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 전공의는 "부모님 같은 존재였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날 마침 할머니 환자가 오셨는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혼자 눈물을 훔쳤다"면서 울먹였다.

과연 이 전공의는 이날 진료에 집중할 수 있었을까.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의 장례식도 참석할 수 없던 그가 환자와 공감대를 나누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시점에서 수련병원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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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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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2013.07.18 09:15:56

    전공의도 미래의 개원의, 병원장..
    전공의의 지금의 눈물은 나중에 개원하던가, 병원과장, 병원장되는 꿈을 위해 참는 것이다. 현재의 전공의는 영원한 전공의가 아니며 대를이어온 의사의 전통이거늘 전공의는 값싼 동정심을 거부하여야 한다. 그래서 개원의의 욕심은 끝이 없던가?

  • 시민 2013.07.16 15:46:55

    수련병원장도 의사지요?
    그럼 전공의를 착취하는 사람은 같은 의사인가요? 아니면 전공의들이 사명감에 스스로 노력하는 것인가요? 선배의사, 병원장 의사님들 의사들의 복지에도 신경써 주세요.

  • 으사 2013.07.15 12:43:47

    네이버 카페의대생전공의가족협의회
    전공의를 도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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