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적정성평가 자료 입력 "헉! 소리납니다"

발행날짜: 2014-04-24 06:12:30
  • 일방적 평가확대, 고질적 문제 폭발…심평원 "지원책 시간 필요"

|초점|심장학회, 허혈성심질환 적정성평가 거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도하고 있는 적정성 평가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가 결국 터졌다.

평가 항목이 점점 확대됨에 따라 병의원들이 입력해야 할 자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따라 시간과 인력 등 행정적 부담도 무시못할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개개 병원의 넋두리로만 흘러나오던 것이 학회가 앞장서서 터뜨리고 나섰다. 평가 자료 제출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것.

대한심장학회는 최근 종합병원급 이상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올해부터 확대 실시되는 허혈성심질환 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료 입력에 대한 과중함을 인센티브로 보상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중앙심사평가위원회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결과 분석을 전문학회에다가 이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두 가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평가 조사표 제출을 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사실 적정성 평가 자료 입력에 대한 병의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까지 지적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적정성 평가 확대로 요양기관은 업무 과중과 인력난을 호소하는데, 심평원은 뒷짐만 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2012년에는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까지 나서서 병의원의 업무 부담에 대해서 신경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2012년 8월 현재 심평원의 적정성평가 조사항목 수는 총 525개. 대표적으로 급성심근경색증은 9개 지표에 조사항목 수가 115개, 대장암은 23개 지표에 조사항목 수가 294개나 됐다.

특히 대장암은 한명의 환자가 여러번 수술을 하거나 하면 최대 711개까지 조사항목을 채워야 했다.

올 한해만 위암, 간암, 만성폐색성폐질환, 폐렴, 중환자실, 성분계열별 항생제처방률 등이 추가됐다. 그만큼 의료기관이 내야 할 자료도 늘어나는 셈이다.

A대학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는 적정성평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헉'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임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하고 있다. EMR이 구축되지 않았고, 인력이 적은 중소병원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수백개의 자료를 입력하기 위한 인력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월급을 주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을 더 뽈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B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간호인력까지 다 합해도 20~30명이 채 안되는 곳이 많다. 여기에 의료기관 인증평가까지 더하면 이중평가를 준비해야 한다.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연구용역 결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 검토 중"

심평원도 병의원들의 업무 과중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심평원은 2012년 4월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자료 수집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당시 심평원은 연구용역 제안서를 통해 "현행 적정성평가 자료수집체계는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별도의 조사표를 수집해야 수행이 가능하다. 요양기관에서는 인력, 시간, 비용 등 별도의 행정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효율․효과적인 평가자료 수집모형을 설계하고 중․장기 추진 로드맵 마련 등을 주문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적정성평가 자체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확대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2012년에 나온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심평원도 자료제출의 편의성을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0여개 기관을 선별해서 심평원 자체개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센티브는 돈이 들어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위기관인 복지부와도 조율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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