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개원의 검진과 교수 핫 라인 "상생 구축"

손의식
발행날짜: 2014-05-07 12:03:42
  • 대형병원과 의원 협력 롤 모델 "환자 경쟁관계 다 죽는다"

의료전달체계 미확립과 종별 의료기관의 역할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병원과 1, 2차 의료기관들은 저수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증․경증 환자의 구분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이다.

특히 거대 자본과 시설․장비를 앞세운 대학병원의 군비경쟁에 동네의원의 외래환자 점유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개원가의 몰락으로 인한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물론 국민 의료비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이런 가운데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상생·협력의 롤모델을 제시하는 의료기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인하대학교병원이 그 주인공이다.

"대학병원 역할 정립으로 개원가와 상생 추구"

인하대병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1·2차 의료기관과의 상생과 협력 및 신뢰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하대병원 진료협력실 김창호 팀장(사진 오른쪽)과 이동열 과장(사진 왼쪽)
인하대병원 진료협력실 김창호 실장은 "대학병원과 1, 2차 병원 간의 실질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생 관계를 가져야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된다"며 "대학병원은 절대 1, 2차 병원과 경쟁하는 관계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개원가의 환자를 뺏어와선 결국 다 죽게 된다"며 "잘 살기 위해선 대학병원이 마땅히 3차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며 1, 2차 병원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1, 2차 병원으로부터 환자가 전원오면 급성기 치료 후 다시 1, 2차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가 퇴원 의사가 없을 땐 못내보내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래서 인하대병원이 모색한 개원가와의 상생․협력 방안 중 하나가 '의료인을 위한 일요일 검진'이다.

'의료인 일요일 검진'…의료사각지대 개원의 건강지킴이

인하대병원은 201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개원의들을 위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은 개원의 및 배우자이며 검진 대상은 개원의와 배우자이며 검진은 개원의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장비 검진 위주로 구성돼 있다. 검진비도 30%나 감면 적용하고 있다.

구체적 검진항목은 공통 항목으로는 ▲Chest CT ▲Abdomen+Pelvis CT ▲EGD ▲Sleeping EGD+Sleeping Colon 등 5가지이며, 선택 항목은 ▲Brain+Angio MRI GD ▲PET Torso ▲Breast U/S ▲Thyroid U/S ▲3D Angio Coronary CT ▲CBC 6종 ▲Admission pannel 13종 ▲종양표지자(남성) ▲종양표지자(여성) 등 9가지다.

김창호 실장은 "인하대병원은 진료현장의 가장 일선에서 매진하는 개원의들의 건강을 돕기 위해 일요일 검진을 시작하게 됐다"며 "병원 경영에 부담이 없는 일요일에 실시하다보니 많은 개원의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첫 검진을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인하대병원에서 일요일 검진을 받은 개원의 및 배우자 수는 300명을 넘는다.

진료협력실 이동열 과장은 "검진을 위해 소화기내과 교수 5명과 영상의학과 교수 1명을 포함해 총 40여명이 일요일 검진을 돕고 있다"며 "그동안 검진을 받은 개원의는 350여명에 달하며 소견이 발견된 건수는 총 401건이고 이 중에는 진행성 위암 1건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의료인을 위한 검진인만큼 지역에 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며 "입소문을 타다보니 멀리 충북에서 찾아오는 개원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요일 검진을 받은 A 정형외과의원 Y 원장은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한나절 병원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경영적인 부담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인하대병원에서 일요일 검진을 시작한 이후 이런 걱정을 덜었다. 대학병원이 개원의 건강을 신경쓴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요일 검진이 개원가 친목의 장으로도 활용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Y 원장은 "일요일 검진에 수 십명의 개원의들이 참여하다보니 평소 근황이 궁금했던 원장을 만날 때도 있다"며 "특히 여러 원장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다른 의원의 경영 노하우나 지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개원가-교수 직통 Hot-Line 구축…진료 의뢰시스템의 표준 제시

인하대병원이 가장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개원가와 인하대병원 의료진 간 환자 전원을 위한 Hot-Line 제도이다.

지역 병의원에서 상급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발생할 경우 1년 365일, 24시간 진료협력센터나 응급의료센터를 거치지 않고 인하대병원 교수진과 직접 전화 연결이 가능한 직통 'Doctor to Doctor Hot-Line' 제도를 지난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인하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및 신생아집중치료 지역센터를 포함해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심장내과 ▲신경외과 ▲신경과 ▲혈관외과 ▲소아외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소화기내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혈관종양내과 등 12개 진료과 30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병원 측은 Hot-Line 제도를 통한 지역 개원가와 인하대병원 교수진 간 직접 전화 연결 가능으로 환자 전원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응급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12개 진료과 교수진 30명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마우스패드로 제작해 지역 개원가에 나눠주는 등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과 실효성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 B 소아청소년과의원 P 원장은 "평소 소아 응급환자를 볼 일이 많지는 않지만 응급환자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신속한 전원에 대한 걱정은 늘 있었다"고 말했다.

P 원장은 "인하대병원 교수진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받은 뒤 이런 걱정을 덜었다"며 "Hot-Line 제도는 의료전달체계 및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에서 대학병원과 개원가를 잇는 중요한 고리"라고 강조했다.

인하대병원은 Hot-Line 제도를 통해 지역 개원가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응급의료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김창호 실장은 "지역 개원가와 신뢰 구축을 강화하고 진료의뢰시스템의 표준을 제시함으로써 지역사회 중심 의료기관을 역할을 확고히 하고 진료의뢰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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