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강화 나선 인하대병원 "착한적자 안 무섭다"

손의식
발행날짜: 2014-05-27 06:14:00
  • 송준호 공공의료지원단장 "공공의료 개념 변화, 민간 역할 중요"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기능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을 민간의료기관까지 확대하고 이를 지원하는 내용의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지난해 2월부터 시행했다.

이 법률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정의를 '설립 및 소유'의 관점에서 '기능'의 관점으로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민간의료기관도 법률이 정하는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시범사업 예산이 부족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공공의료는 이른바 '착한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민간의료기관에서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간의료기관인 인하대병원이 공공의료 사업 추진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지난 3월 '공공의료사업지원단'(단장 송준호 교수)을 발족하고 이를 기념하는 '공공의료사업에서의 민간의료기관의 역할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을 지난 26일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민간의료기관으로서 인하대병원의 공공의료사업 참여 방안을 통해 지역 의료기관간 협력을 강화하고 도서지역 진료 활성화 증대를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 등 지역환경과 특성에 맞는 공공의료 모델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립대병원인 인하대병원이 공공의료사업 지원에 나서게 된 이유는 공공의료 패러다임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공공의료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취약계층의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공공의료의 개념은 모든 의료기관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준 적정 진료와 건강증진 및 질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다.

신개념 공공의료는 지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포괄적인 적정 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참여와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립대병원을 제외하면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타 도시에 비해 흡연율, 음주율, 비만율 등이 높은 데다 보건의료 인프라 역시 전국 7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국립대병원도 없는 실정이다.

인하대병원은 이러한 인천시의 상황을 감안해 지역 민간의료기관으로서의 공공의료 역할을 모색하고 시민 건강증진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의료사업지원단의 미션은 '인간존중과 공존공영의 정신을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 문화 실천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다'이다.

언뜻 보기에는 거창한 듯 싶지만, 지역 중심의 민간의료기관으로서 시민을 위한 공공의료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의지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인하대병원은 ▲국내·국제 의료지원사업 ▲일반 지역사회봉사 ▲민간협력사업 ▲전문 지역사회사 봉사 등 사회공헌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공공의료 개념의 변화에 따라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지역과 시민에 포괄적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하대병원은 ▲공공교육홍보사업 ▲의료지원사업 ▲사회봉사사업 ▲해외지원사업 ▲민관협력사업 등 5개 사업부를 두고, 별도로 운영지원팀을 구성했다.

지금까지 국책사업을 추진해 온 인프라와 공공의료사업지원단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존 좁은 의미의 공공의료인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관련된 보건의료, 교육, 훈련 및 인력 지원을 통해 보건의료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질병예방 맟 건강증진과 관련 ▲양질의 포괄적 적정진료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사업 모델 제시 ▲병의원 포함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교육, 훈련 및 인력지원을 통한 보건의료 제공을 위해 보건소, 보건지소 대상 교육 및 훈련을 비롯해 지역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지도도 병행할 계획이다.

인하대병원 공공의료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퍼주기'식의 공공의료가 아닌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재능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가장 시급한 의료인프라 확충은 물론 병원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공공의료사업지원단 송준호 교수(신장내과 교수)
송준호 단장(신장내과 교수)는 "인하대병원은 지역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의료기관 간 네트워크 형성이나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노하우 제공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특히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비롯해 의료진 지원 등 재능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병원 공공의료사업지원단이 대학병원이 없는 지역의 공공의료 강화에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송 단장은 "의료환경이 어려울수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며 "의료환경이 좋고 수익이 높았다면 공공의료에 대한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역시 중 인천만 국립대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인하대병원이 공공의료에 대한 역할을 하자고 결정했다"며 "인하대병원 공공의료사업지원단은 대형병원이 없는 지역의 공공의료 강화에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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