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범사업 코앞…집행부-비대위 '엇박자'

발행날짜: 2014-08-21 05:40:47
  • 투쟁 로드맵 온도차 커…비대위 "의협 타이틀, 대국회 업무에 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강행하려는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의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대정부 투쟁 역할을 정리하지 못한 채 엇박자 노선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의협 집행부는 대국회 업무와 협상 라인의 주도적인 역할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비대위는 협상과 투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어 당장 내달부터 시행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투쟁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ㄷ.

의협과 비대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의협은 시범사업에 대한 회원 설문 투표결과 도출 이후 비대위에 노선 정리를 위한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내달 원격의료 시범사업 시행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의 투쟁 역할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추무진 회장이 이철호 비대위 공동위원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아직 만남이 성사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집행부와 비대위의 가장 큰 문제는 대국회와 대정부 라인의 분장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 측 인사나 일부 국회의원들조차 의료계 인사들을 통해 "집행부와 비대위가 서로 찾아오기 때문에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다"면서 내부 역할 정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의협 관계자는 "집행부도 비대위의 투쟁에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면서 "다만 원활한 투쟁력 제고를 위해 기존 대국회, 대정부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집행부가 이런 역할을 하고 비대위는 투쟁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실행력 확보나 조직의 내실화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일 도출될 것으로 보이는 투쟁 로드맵에 대국회 업무가 들어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시범사업까지 기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현명한 투쟁 계획을 세워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집행부는 비대위의 투쟁에 대한 전권 부여와 그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져야한다는 선언적 의미의 기자 회견까지 고려한 바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비대위는 대국회 업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의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공식적으로 국회의원을 만나면 활동이나 논의의 주제가 축소된다"면서 "비대위가 전면으로 나서지 않고 대국회 업무를 해야 할 부분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식 라인으로 접촉을 하는 것과 비공식 라인으로 만나는 것은 다르다"면서 "내부 정리가 필요하다는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를 역할 중첩으로 보지말고 집행부-비대위가 각자의 역할에서 상호보완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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