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손가락에 다친 마음까지 치유하고파"

손의식
발행날짜: 2015-02-05 05:56:30
  • 안병문 성민병원장 "수지접합, 외과의사로서의 사명"

인천 서구 석남동에 위치한 성민병원(병원장 안병문)은 지난 2011년 제1기 전문병원 지정에 이어 올해도 서울·인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제2기 수지접합전문병원으로 선정됐다.

성민병원은 인천에서 유일하게 365일 24시간 접합수술이 가능하도록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이다. 수지접합 수술은 고난도 미세수술이라는 점과 언제 환자가 발생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아울러 낮은 수가에 따른 경영적 부담 등으로 병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민병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부전문의를 확보하고 있다.

단순하게 '수지를 접합한다'는 차원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과 행복을 찾아주겠다는 것이 성민병원의 생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성민병원 안병문 병원장을 직접 만나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서 성민병원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성민병원은 서울·인천 지역에서 유일하게 제2기 수지접합전문병원으로 선정됐습니다. '유일하다'는 말은 '쉽지 않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데 성민병원이 수지접합 전문의료기관을 지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지(手指)라는 것은 신체 기관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기관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공장 근로자들은 그 손으로 산업현장에서 가족을 위해 일하고 국가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손이 다쳤을 때 사람들이 갖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처음 의사로서 발을 딛은 곳이 서울에 있던 대학병원이었어요. 그곳은 주위가 공장지대였는데 손과 발이 절단된 근로자들을 수술하면서 정형외과 의사로서 내가 가야할 길이 이 길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손과 발이 절단된 환자들은 커다란 상실감에 빠집니다. 그런 상실감에 젖은 환자들의 마음을 만져주고 회복시킴으로써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성민병원과 병원장인 저의 사명이고, 또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의사로서 보람도 느낍니다.

공장이 많은 인천의 지역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민병원은 지역의 특성상 공장지대가 밀집한 경인공업단지 내에 속해 있는 병원으로, 근로자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공장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사고에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외국인 노동자 환자들을 볼 때마다 예전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서독으로 파견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노동자들이 다쳐 병원을 찾으면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치료도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사실 수지접합 분야는 수가문제로 인해 많은 경영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지접합 분야를 이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정형외과 의사로서의 소명이고 병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전문병원 지정 이후 달라진 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환자들의 신뢰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평도나 백령도, 덕적도 등 서해 5도에서부터 인근 공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환자들이 오고 있습니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성민병원은 진료역량 뿐 아니라 다각도에서 환자들에게 마음의 안도감과 함께 편안함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술결과에 대한 만족감이 타 병원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것도 특징입니다.

전문병원 지정에 대한 준비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기 지정에 비해 2기 지정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수지접합은 시설보다 우수한 의료진의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1기 수지접합 전문병원 지정을 받았을 당시는 수부전문의가 4명이었으나 2기 지정을 받은 현재 5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부전문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수한 인력확보, 응급환자 대처능력, 시설확충, 유리피판술 등 고난도 수술을 활용한 성민병원의 많은 수술 경험의 노하우가 2기 지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지접합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숙련도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수지접합 수술의 성공의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의사의 수술 테크닉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지접합수술 성공률은 약 50% 정도입니다. 수지접합 전문병원에서의 성공률은 병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약 80% 내외이고 어떤 병원은 90%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지접합을 하는 병원들의 평균 성공률은 50%가 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 외에도 수술 후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경험과 지식이 수지접합 수술 성공률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정형외과 수부외과 세부전문의가 365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는 것도 응급진료와 응급수술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성민병원은 265일 24시간 수부전문의가 상주하면서 응급진료 및 수술에 대처하고 있는데 인력운영 및 인건비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요.

성민병원 수지접합센터는 수부전문의, 마취전문의, 전담 간호사, 수술 간호사 등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고비용의 인건비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사이기 때문에, 병원이기 때문에 감수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지접합과 관련한 성민병원 만의 임상 및 연구 성과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성민병원은 지난 2005년 수지접합 분야 ISO-9001 인증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대한수부외과 우수논문상을 수상했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미세재건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했고 2010년 세계수부외과학회에서는 단독으로 무려 6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0년 수지접합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과 2011년 연속으로 복지부 지정 수부외과 전문병원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근로복지공단 주관 산재보험평가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성민병원은 인천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내의 많은 주민과 환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무와 공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민병원은 "병원은 환자와 지역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는 모토 아래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데이 행사를 통해 지역 공동체 병원으로서 의료의 질을 높여가고 있으며 의료비지원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에 대한 수술비 지원, 다문화가정 및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 재래시장 상인을 위한 무료진료,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진료 등 다양한 사회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밖에 환자 및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커피콘서트, 전시회, 영화상영회, 손을 다친 환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네일아트 등 다양한 문화 서비스 제공을 통해 아파서만 찾는 곳이 아니라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병원으로서 성민병원은 수지접합 전문병원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민병원은 종합병원 안의 전문병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관절센터, 척추센터, 수부외상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와 외래진료센터 등에 대해 전문화 및 특성화를 갖추고 운영중입니다. 특히 원스톱, 토탈케어시스템을 정착해 진단, 치료, 완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사회공헌에 기여한다는 의료기관의 사명을 구현하고 환자와 임직원 모두 개인적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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