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플래쉬(Whiplash)'라는 영화를 봤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작품을 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광기 대 광기'의 대결. 최고의 드러머를 만들기 위한 광기어린 스승의 훈육과 그 광기에 대적하는 제자. 실감나는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파격적인 편집까지 어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
특히 클라이막스 씬에서 드러머 주인공이 찢긴 손으로도 드럼스틱을 놓지 않은 채 '미친' 연주를 이어가는 모습에 관객들도 호흡을 멈출 정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관객들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까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위플래시를 두고 평론가들은 "폭발적이다"라든지 "미친 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시끌벅적한 마케팅이 없어도 좋은 작품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는 법이다.
예상대로(?) 조용했던 의협 회장 선거가 끝났다.
역대 최저 투표율 기록에서는 아슬아슬하게 벗어났지만 전체 유권자 4만 4414명 중 31.02%만이 참여했다. 회장은 고작 3천여 표로 당선됐다. 전체 11만 회원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 이마저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에 무관심한 회원들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선거를 '축제'처럼 재미있게 이끌고 가지 못하는 후보들을 탓할 것인가.
선거일 당일. 개표가 진행된 의협 회관 3층에서도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막상 회장 당선 발표에 대해서는 짧은 탄식도 없었다. 누가 당선이 되든 별반 큰 기대가 없었다는 말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모 의료계 인사는 선거의 무관심에 대해 "누가 되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회장을 바꾼다고 큰 변혁이 완성될 거라 믿는 회원들도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수 많은 회장을 경험해 봤지만 공약이 그저 구호에만 그쳤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1류 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이 어떤 스토리로 난관을 극복하는지 호흡을 멎게 할 정도로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 반면 진부한 스토리와 개성없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3류 드라마를 보며 박수를 쳤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흥행에 실패한 의협 선거를 관전하며 맥빠진 재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약이나 캐치프레이즈만큼은 억지 감동을 강요했지만 말뿐인 구호에 눈물 흘린 회원은 없었다.
'강성파' 후보는 토론회가 진행되며 슬며시 중용의 미덕(?)을 보여줬고, '온건파'로 분류된 모 후보는 은근슬쩍 강성 기조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 후보는 어디선가 본 듯한 30가지가 넘는 백화점식 공약으로 유권자의 눈을 어지럽혔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심리를 앞세운 후보들이 미투(Me too) 전략을 쓰면서 공약은 너도 나도 할 것없이 복사판이 됐다. 한 마디로 이 후보만큼은 꼭 뽑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캐릭터'와 '흡인력'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감동이 없으니 스토리마저 김이 빠졌다. 회원들은 이미 "누가 회장이 되든, 어떤 줄거리가 나올지 그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민 후보의 표현 그대로 '그 나물에 그 밥'이 이번 선거판이었다.
다시 한번 묻겠다. 선거에 무관심한 회원들을 탓할 것인가, 선거를 '축제'처럼 재미있게 이끌고 가지 못하는 후보들을 탓할 것인가.
희소성의 가치가 사라진 후보자들이 난무하는 선거에 경제적인 선택의 원리는 작동하지 않는다.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선택은 줄곧 무관심으로 귀결된다. 이번 선거처럼.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명작과 졸작을 경험하고 산다. 3류 드라마가 남긴 교훈은 명백하다. 말뿐인 것에는 감동이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광기 대 광기'의 대결. 최고의 드러머를 만들기 위한 광기어린 스승의 훈육과 그 광기에 대적하는 제자. 실감나는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파격적인 편집까지 어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
특히 클라이막스 씬에서 드러머 주인공이 찢긴 손으로도 드럼스틱을 놓지 않은 채 '미친' 연주를 이어가는 모습에 관객들도 호흡을 멈출 정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관객들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때까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위플래시를 두고 평론가들은 "폭발적이다"라든지 "미친 영화"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시끌벅적한 마케팅이 없어도 좋은 작품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는 법이다.
예상대로(?) 조용했던 의협 회장 선거가 끝났다.
역대 최저 투표율 기록에서는 아슬아슬하게 벗어났지만 전체 유권자 4만 4414명 중 31.02%만이 참여했다. 회장은 고작 3천여 표로 당선됐다. 전체 11만 회원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 이마저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선거에 무관심한 회원들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선거를 '축제'처럼 재미있게 이끌고 가지 못하는 후보들을 탓할 것인가.
선거일 당일. 개표가 진행된 의협 회관 3층에서도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지만 막상 회장 당선 발표에 대해서는 짧은 탄식도 없었다. 누가 당선이 되든 별반 큰 기대가 없었다는 말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모 의료계 인사는 선거의 무관심에 대해 "누가 되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회장을 바꾼다고 큰 변혁이 완성될 거라 믿는 회원들도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수 많은 회장을 경험해 봤지만 공약이 그저 구호에만 그쳤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1류 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이 어떤 스토리로 난관을 극복하는지 호흡을 멎게 할 정도로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 반면 진부한 스토리와 개성없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3류 드라마를 보며 박수를 쳤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흥행에 실패한 의협 선거를 관전하며 맥빠진 재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약이나 캐치프레이즈만큼은 억지 감동을 강요했지만 말뿐인 구호에 눈물 흘린 회원은 없었다.
'강성파' 후보는 토론회가 진행되며 슬며시 중용의 미덕(?)을 보여줬고, '온건파'로 분류된 모 후보는 은근슬쩍 강성 기조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 후보는 어디선가 본 듯한 30가지가 넘는 백화점식 공약으로 유권자의 눈을 어지럽혔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심리를 앞세운 후보들이 미투(Me too) 전략을 쓰면서 공약은 너도 나도 할 것없이 복사판이 됐다. 한 마디로 이 후보만큼은 꼭 뽑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캐릭터'와 '흡인력'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감동이 없으니 스토리마저 김이 빠졌다. 회원들은 이미 "누가 회장이 되든, 어떤 줄거리가 나올지 그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민 후보의 표현 그대로 '그 나물에 그 밥'이 이번 선거판이었다.
다시 한번 묻겠다. 선거에 무관심한 회원들을 탓할 것인가, 선거를 '축제'처럼 재미있게 이끌고 가지 못하는 후보들을 탓할 것인가.
희소성의 가치가 사라진 후보자들이 난무하는 선거에 경제적인 선택의 원리는 작동하지 않는다.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기회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선택은 줄곧 무관심으로 귀결된다. 이번 선거처럼.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명작과 졸작을 경험하고 산다. 3류 드라마가 남긴 교훈은 명백하다. 말뿐인 것에는 감동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