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A성형외과에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코디네이터 등까지 총 2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이 중 7명은 파트타임 직원이다. 파트타임이라고 해도 정규직인데다 4대 보험 모두 지원받고 있다. 복지 혜택도 전일 근무 직원과 같다.

이들은 환자가 가장 많이 오는 오후 시간대에 투입된다.

A성형외과 원장은 "인건비가 절약되는 데다 이직률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고용형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시간에만 직원을 채용하는 형태인 '시간선택제'를 선택하는 개원가가 늘고 있다.

시간선택제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일하면서 근로조건 등에 차별이 없는 것을 말한다. 4대 보험 가입, 최저임금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보장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주 15~30시간, 최저 임금의 120%를 지급하며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사업장에 1년 동안 급여 50%를 지원해주고 있다. 국가 지원금을 받고자 하는 병의원은 신청서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사람을 더 많이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전일제 한 명을 채용하는 것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갈 것 같지만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 문을 열어 오후 6시까지 진료를 하는 의원이 있다. 하루 종일 근무하는 직원을 2명 고용했을 때 최저시급(2015년 기준 5580원)으로 계산 해보면 하루 일당이 1인 5만원씩(5580원*9시간), 약 10만원이 들어간다.

오전과 오후 바쁜 시간대에만 나와서 3시간씩 일하는 시간선택제 직원 2명과 전일제 직원 1명을 고용했을 때를 계산해보면 하루 약 9만원이 인건비로 들어간다.

시간선택제 직원 최저 시급은 2015년 기준의 120%로 계산했다(6690원*3시간). 전일제 직원 2명을 고용한 것보다 한 명을 더 고용하고도 1만원이 덜 들어가는 셈이다.

시간선택제를 활용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B성형외과 원장은 "병실을 운영하는데 야간 간호사를 구하기 힘들어 일주일에 2번, 8시간씩 야간에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직원 8명을 지난해 10월부터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 시간이 길고, 저녁 늦게 마치는데다 토요일 근무도 있어 직원의 이직률이 높았다"며 "근무시간을 짧게 잡아서 직원을 채용하니 (이직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개원 컨설팅 전문 업체 골든와이즈닥터스 이경숙 병원정부고용지원센터장도 시간선택제의 장점으로 인건비 절감과 환자들이 몰리는 시간대인 피크타임 해소 등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개원 상담할 때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다"면서 "심지어 월급을 더 줘도 좋으니까 사람이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호소도 자주 듣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간호인력 한 사람이 이직을 하면 최소 3개월은 업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직이 없는 것만큼 반가운 게 없다"고 강조했다.

피크타임 해소 장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그는 "환자가 없는 시간대에 직원들이 사담을 나누며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면 원장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기고, 잔소리로 이어져 직원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며 "전일제 직원을 두면서 바쁜 시간대에만 추가적으로 시간선택제 직원을 채용하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진센터는 오전, 성형외과나 피부과는 오후에 환자가 특히 많으니 이때만 직원을 더 뽑는 식이다.

그렇다면 시간선택제 직원을 고용했을 때 기존에 있던 전일제 직원과의 마찰은 없을까.

이 센터장은 "전일제 직원이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는데 바쁜 시간에만 누군가 와서 일손을 덜어준다면 직원들도 결국에는 윈윈"이라고 주장했다.

의원급일수록 사람 구하기가 더 힘든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병의원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 복리후생 등의 조건이 열악하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시간선택제를 도입하려는 병의원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건비를 절약하는 만큼 시간선택제 직원에게 임금을 10만원이라도 더 주고, 근무시간을 짧게 잡는 게 좋다"며 "전일제 직원도 보너스를 조금 더 챙겨주는 식으로 차별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써주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