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는 한국의료의 '필요악'이다

이동욱
발행날짜: 2015-10-26 11:07:38
  •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대표

의료수가 원가 보전율이 73.9%인 현실적 문제는 외면한 채 마치 보장성 강화를 '절대 선'으로, 비급여를 한국 의료의 '절대 악'으로 매도하는 비이성적 포퓰리즘 주장은 분명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선동이다.

필요악이란 존재로 인한 부정적 요소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 더 큰 피해와 혼란이 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필요악의 부정적 요소만 극단적으로 부각해 비이성적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이 사회에 매우 큰 혼란과 피해를 주는 선동이었음을 우리는 경험해 왔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 주한미군, 국가정보기관 등이 이 사회의 필요악을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대안도 없이 무조건적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초래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었다.

원자력의 폐해를 내세워 무조건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주장하기 앞서 먼저 대한민국 전기공급의 대안을 내어 놓아야 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무조건 주장하기 앞서 대한민국 안보의 대안을 먼저 내어 놓아야 한다.

현재 의료수가 원가보전율이 73.9%라는 것은 비급여를 제외하면 의료기관은 100원짜리를 73.9원에 공급하는 구조라는 말이다. 여기에 대한 합리적 대안없이 무작정 혹세무민의 보장성강화와 비급여 철폐만을 외쳐서는 안 된다.

원가 이하의 수가에 대해 적정부담, 적정급여 보장으로 가는 국민적 설득은 정치권도 포기하고 있는 국민적 큰 저항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국가가 부담하기에는 국가재정의 부담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기관을 도산하지 않고 유지하게 하는 필요악으로 비급여가 존재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의료수가는 최소한의 재투자비용을 생각한다면 경제적으로 원가의 110~115%까지는 보전해주어야 비급여 철폐와 보장성강화의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비급여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은 먼저 원가 이하의 저수가 현실화에 대한 국민적 설득과 동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

저수가는 그대로 둔채 비급여 철폐만 주장하면 저수가를 비급여로 보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병원, 빅 5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도산할 수 밖에 없다.

최소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야 할 지식인이라면 비급여라는 판도라 상자를 아무 대책없이 열자는 무책임한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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