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요양병원 개설에 환자유치까지 한 사무장 징역형

발행날짜: 2016-02-03 11:36:00
  • 울산지법 "가짜 의료생협으로 병원 개설…3년간 73억여원 편취"

의료생협 명의를 빌려 요양병원을 개설해 70억여원의 요양급여비를 받아가고 환자 유치 활동까지 나선 사무장이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울산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신민수)는 불법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사무장 A씨에 대해 의료법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A씨의 지시로 환자 유치 활동에 나섰던 직원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형을 내렸다.

의사가 아닌 A씨는 요양병원을 개설하기 위해 가족과 지인 명의를 이용해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고, 그 명의로 110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을 설립, 운영했다.

의료생협을 만들 당시 출자금은 총 5327만원이었는데 이 중 4000만원을 지인의 이름만 빌리고 A씨 본인이 냈다.

A씨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의료생협에 보증금 1억1000만원, 월세 2000만원으로 임대했고, 11억원을 대출받아 병원 건물 공사비 및 운영비로 사용했다.

A씨는 의료생협의 별도 승인 절차 없이 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을 직접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했다. 의료생협 및 병원 명의 계죄를 관리하면서 수입 지출 등에 관한 최종 의사 결정도 A씨가 직접 했다. 병원의 전반적인 재정 집행은 딸이 맡았다. 나중에는 의료생협의 이사진도 가족들로 구성했다.

A씨는 더 나아가 직원 B씨를 홍보부장으로 고용해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본인부담금 등 병원비가 적게 든다'는 취지로 병원 홍보를 하도록 했다.

B씨는 울산 시내 일원에서 간병사에게 호스피스 연합회 월간지를 돌리고 교회, 반상회 등에 참석한 주민이나 대학병원의 중증환자를 상대로 "병원비가 적게 들어간다"고 홍보하며 환자 유치 활동을 했다. B씨는 매월 10여명의 환자를 유치했다.

이렇게 A씨가 타간 요양급여비는 약 4년 동안 73억7639만원에 달했다.

A씨는 "관련 법에 따라 적법하게 의료생협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했기 때문에 무자격 의료기관 개설로 인한 의료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따라 요양급여비용 청구도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생협 설립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의 사인이 위조됐고 출자금 대부분을 A씨와 그 가족이 대납했다. 의료생협 산하 의료기관 설립 및 의료생협 운영과 관련해 A가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으며 자금집행에 대한 의사결정권도 A씨에게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A씨는 형식적으로는 의료생협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처럼 외관을 만든 뒤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인 A씨가 자신의 비용과 책임으로 의료생협의 명의를 이용해 요양병원을 개설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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