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를 이야기 할 때 흔히 '의료 서비스'라는 표현을 쓴다. service는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공은 균형을 요구한다. 부족해서도 안 되고 넘쳐도 안 된다. 수급의 불균형은 반드시 부작용을 초래한다.
의료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내에 의료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을 때 주민은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위협을 받게 된다. 지역 내 의료서비스가 넘쳐도 안 된다.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할 때 지역 내 의료기관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민간의료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 비쳐볼 때 의료서비스 공급의 팽창은 당연히 과열 경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진입할 경우 기존의 공급자들은 타격을 받게 되고 그에 맞설 경쟁력이 없는 공급자는 도태된다.
어찌보면 당연한 시장경제의 논리일 것 같지만 의료는 다르다. 바로 의료전달체계 때문이다. 각 종별 의료기관은 저마다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올바른 의료가 정립될 수 있다. 정부가 그토록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매달리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의 발표를 보면 의료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인천시는 계양구 계산동 일원 2만 2413㎡ 규모의 부지에 대한 '계산 종합의료단지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지난 1일 고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약 1062억 원 규모로,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발표만 놓고 보면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처럼 보인다. 그런데 기자가 인천시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부지는 소유주는 모 대학교 총장이며 개발계획 역시 시가 아닌 민간에서 수립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인천시가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의료계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계양구청이 발표한 '2015 구정현황'을 보면 계양구 주민 수는 약 34만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0%가 안 된다. 전체 의료기관 수는 총 353개로, 종합병원과 병원, 의원 등이 적절하게 분포돼 있다. 의료종사자 수도 726명이나 된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충분한 의료의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지역에 굳이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새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인천시가 승인한 이유를 모르겠다.
만일 인천시가 해당 지역의 의료상황을 파악한 후 민간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미충족 의료서비스가 있다고 판단해 공공병원 개념으로 사업을 하겠다면 박수를 받을 일이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는 지자체라면 막대한 자본을 가진 공급자가 해당 지역에 종합의료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 당연히 그 이유와 배경을 살펴보고 지역 의료계와의 논의를 선행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충분한 의료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의료생태계에 2만 2413㎡ 규모의 사업부지와 1062억원의 사업비로 밀어붙이는 황소개구리가 등장한다면, 그래서 일차의료기관이 경쟁에 밀려 도태된다면 그 책임은 황소개구리에게 물어야 할까, 인천시에 물어야 할까.
시민은 의료가 가진 특성과 정보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병의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고 전문가와의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넓은 땅과 막대한 자본을 가진, 의사도 아닌 모 대학 총장님께서 왜 계산동에 종합의료단지를 지으려고 하는지 물론 궁금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궁금증은 인천시가 계양구 의료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그것도 모자라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을 마치 시가 계획을 수립한 것처럼 발표한 의도도 궁금하다.
깊은 통찰력이 배제된 행정은 국민과 공급자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인천시의 행보가 아쉬운 이유다.
의료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내에 의료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을 때 주민은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위협을 받게 된다. 지역 내 의료서비스가 넘쳐도 안 된다.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할 때 지역 내 의료기관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민간의료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 비쳐볼 때 의료서비스 공급의 팽창은 당연히 과열 경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미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진입할 경우 기존의 공급자들은 타격을 받게 되고 그에 맞설 경쟁력이 없는 공급자는 도태된다.
어찌보면 당연한 시장경제의 논리일 것 같지만 의료는 다르다. 바로 의료전달체계 때문이다. 각 종별 의료기관은 저마다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올바른 의료가 정립될 수 있다. 정부가 그토록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매달리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의 발표를 보면 의료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인천시는 계양구 계산동 일원 2만 2413㎡ 규모의 부지에 대한 '계산 종합의료단지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지난 1일 고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약 1062억 원 규모로,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발표만 놓고 보면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처럼 보인다. 그런데 기자가 인천시에 직접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부지는 소유주는 모 대학교 총장이며 개발계획 역시 시가 아닌 민간에서 수립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인천시가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의료계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계양구청이 발표한 '2015 구정현황'을 보면 계양구 주민 수는 약 34만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10%가 안 된다. 전체 의료기관 수는 총 353개로, 종합병원과 병원, 의원 등이 적절하게 분포돼 있다. 의료종사자 수도 726명이나 된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충분한 의료의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지역에 굳이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새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인천시가 승인한 이유를 모르겠다.
만일 인천시가 해당 지역의 의료상황을 파악한 후 민간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미충족 의료서비스가 있다고 판단해 공공병원 개념으로 사업을 하겠다면 박수를 받을 일이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걱정하는 지자체라면 막대한 자본을 가진 공급자가 해당 지역에 종합의료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 당연히 그 이유와 배경을 살펴보고 지역 의료계와의 논의를 선행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충분한 의료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의료생태계에 2만 2413㎡ 규모의 사업부지와 1062억원의 사업비로 밀어붙이는 황소개구리가 등장한다면, 그래서 일차의료기관이 경쟁에 밀려 도태된다면 그 책임은 황소개구리에게 물어야 할까, 인천시에 물어야 할까.
시민은 의료가 가진 특성과 정보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병의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고 전문가와의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넓은 땅과 막대한 자본을 가진, 의사도 아닌 모 대학 총장님께서 왜 계산동에 종합의료단지를 지으려고 하는지 물론 궁금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궁금증은 인천시가 계양구 의료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그것도 모자라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을 마치 시가 계획을 수립한 것처럼 발표한 의도도 궁금하다.
깊은 통찰력이 배제된 행정은 국민과 공급자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인천시의 행보가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