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병의원 민원·환자 쏠림 우려…소외된 2차병원도 '씁쓸'
"협력 병의원 중 일부 의료기관을 선정하면 제외된 병원의 민원은 어쩌나."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에 환자 쏠림이 불가피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환자 의뢰-회송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들은 기쁨도 잠시,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복지부는 당초 5곳 지정할 예정이었던 상급종합병원을 13곳으로 늘리면서 예산이 초과되자 시범사업 기간은 물론 협력 병의원 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령, A상급종합병원의 협력 병의원이 1000곳이라면 이중 일부 의료기관과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이를 두고 이번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경기도 지역 A대학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관심없던 병의원도 수가를 지원한다고 하면 참여하려고 할텐데 일부 의료기관의 의뢰-회송환자에 대해서만 수가를 적용한다면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의 B대학병원 관계자 또한 "협력병의원 중 일부를 선정해야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해야할지도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의지가 있어도 환자 수가 적어 의뢰-회송 건수가 적은 지방의 병의원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자는 이번 시범사업의 취지가 무색하게도 일부 상급종합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유인 즉, 협력병의원은 1개 대학병원이 아닌 적게는 3~4개 많게는 5~6개 대학병원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
지금까지는 환자가 요구에 따라 혹은 질환별 특성에 맞춰 환자를 의뢰했더라도 시범사업이 시행되면 수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C대학병원 관계자는 "개원가에선 당연히 수가를 적용받는 의료기관에 환자를 의뢰하게 될 것이고, 시범사업에 지정된 대학병원에 환자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모형을 개발하는 것 자체에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1차와 3차병원간 환자 의뢰-회송에 대해서만 집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소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에 2차 의료기관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중소병원을 배제한 모형으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경북도 시범사업 선정 대학병원 관계자도 "2차병원이 소외된 것은 사실"이라며 "개원가에서도 중소병원으로, 중소병원간에도 환자를 의뢰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이런 부분은 배제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