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감염사태 원인이 급여기준? 문제는 관리 소홀"

발행날짜: 2016-03-16 12:00:59
  • "바이알 주사약제 폐기 사유기재하면 충분히 급여 가능"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 'C형간염 집단간염 사태' 원인의 하나로 '급여기준'이 거론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사태의 원인은 해당 의사의 '감염관리' 소홀에 있는 것으로, '급여기준'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16일 심평원 관계자는 "일각에서 원주 C형간염 사태 주범이 심평원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며 "국소마취제 재사용을 심평원이 강요했다고 하는데, 급여기준 살펴봤을 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 원주경찰서는 "한양정형외과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사실이 없다"며 "자가혈시술(PRP) 과정에서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병에 PRP 주사기를 꽂으면서 감염원이 옮겨진 것"이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평의사회는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리도카인 재사용을 11만 의사에게 강요해 온 복지부와 심평원이 마땅히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의사회에 따르면, 리도카인은 1병에 20cc가 들어있고 가격은 500원.

리도카인을 5cc 정도 사용한 후 나머지는 재사용하지 않고 리도카인 1병 값을 청구하면 심평원은 나머지 15cc는 버리지 않고 재사용해야 한다며 5cc가격만 지급했다는 것이 평의사회 측 주장이다.

평의사회는 "감염 우려가 높아 의사들은 현장에서 재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심평원이 1회 청구시 약품 값의 일부만 지급해 주사약 재사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사약제의 경우 현재 '바이알'(좌)과 '앰플'(우) 형태로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심평원은 평의사회가 지적한 '급여기준' 관련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주사약제의 경우 '바이알'과 '앰플(Ample)' 형태로 공급되는데, 형태 따라 급여기준이 약간 다르다.

감염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이알' 형태의 주사약제의 경우 행정해석 상 실 주사량에 따라 약가를 산정함이 원칙이지만, 보관상 문제가 우려돼 폐기한 경우는 약가 청구 시 사유를 기재한다면 충분히 전체 주사약제의 약가를 산정할 수 있다.

반면, 앰플(Ample)형태의 주사약제는 감염 우려로 소량만 사용해도 폐기해야 하며, 전체 주사약제의 약가를 산정할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분할 투여가 가능한 약제를 일부만 사용한 경우에는 약가표에 등재된 규격의 단가에 1일 투여량과 총 투여일수에 의한 금액을 산출해 진료비를 선정해야 한다"며 "따라서 실주사량에 따라 약가를 산정함이 원칙이므로 1바이알을 2사람 이상에게 나눠 주사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약가를 산정 청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1바이알 중 부분량을 한사람에게 주사하고 나머지 양을 보관상 문제 등으로 부득이하게 폐기한 경우에도 해당 사유를 충분히 기재한다면 앰플제제와 마찬가지로 전체 약가를 산정할 수 있다"며 "이번 감염 사태는 의사의 감염관리 소홀의 문제이지 급여기준 상의 문제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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