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재정 부담을 학회로? '평점 수수료' 재추진 논란

발행날짜: 2016-04-12 05:00:59
  • 연수 평점당 1천원 부과 추진…의협 추가 수익 약 22억원

대한의사협회가 2005년, 2013년 두 차례 무산된 연수 평점당 1000원의 연수기관 관리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학회 반발이 예상된다.

한 학회가 연간 최대 300만원의 연수기관 관리료를 지불했던 것과 달리 평점과 등록 인원에 따라 수 천만원으로 관리료 지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

이같은 방안이 실현될 경우 의협은 관리료로만 연간 25억원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사실상 "학회 돈으로 의협 재정을 메꾼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을 전망이다.

11일 의협 안양수 총무이사는 "의사협회가 고유사업 회계에서 7년간의 적자를 마감하고 당기 흑자로 전환했다"며 "2015년도 회비납부율과 납부금액 증가 등을 기반으로 의협은 10억 8000만원의 흑자 운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비 납부율 증가 원인으로는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의 노력도 있겠지만 작년 치매교육을 하며 철저히 미납회원에 대한 차별을 도입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며 "향후 회비 납부자와 미납자의 연수교육 등록시 차등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의협은 연수교육 등록시 회비 납부-미납회원간 차별적 서비스 제한이나 비용 차등 등을 도입 방안 검토를 밝힌 바 있다.

안양수 이사는 "연수교육평가단이 기관 규모별로 차이를 둬 기관 관리비를 징수하고 있다"며 "이를 연수 평점당으로 변환하고 회원 인명 수에 따라 연수교육비로 지불하는 방안을 총회 안건으로 올릴 생각이다"고 밝혔다.

의협의 구상은 평점에 1000원을 곱한 금액에서 학회 등록 인원 수를 곱한 총액을 기관 관리료로 납부케 한다는 것.

이를 6평점에 1000명이 등록하는 학회에 적용하면 학회가 연간 관리료로 납부하는 금액(6평점 x 1000원 x 1000명 x 연간 2번)은 총 12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기존의 학회가 지불했던 비용은 최대 15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 회원이 많이 등록하는 학회일 수록 관리료 납부 금액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른바 덩치 큰 학회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안양수 이사는 "과거 두 차례 정도 집행부에서 시도를 했었다가 반발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집행부 안으로 시행하려다 그렇게 됐다"며 "이번에는 총회 안으로 정기총회에 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도 변경 이후) 기금이 형성되면 인력 문제가 있는 학회에는 협회가 인적 지원도 할 수 있고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며 "호텔을 빌려 강의하는 학회에 무료로 장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50만~150만원으로 책정된 납부 기준으로는 의협의 연 총 수입은 3억 여원에 불과하다. 반면 평점 1점당 1000원을 부과하면 현재 등록된 250여개 학회에서 25억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한발 물러서 1점당 500원을 부과한다고 해도 12억원의 수입이 생긴다. 기존의 3억 여원의 수입에서 약 9억원이 더 늘어난 수치다.

학회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협의 재정 부담을 학회에게 떠 넘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A학회 관계자는 "학회를 하며 제약사 부스를 섭외하는 이유는 회원들의 등록비로는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다"며 "호텔 등 장소 대관료나 도시락 가격 등을 고려하면 수익금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여기서 돈을 더 내라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고 반대했다.

그는 "관리료가 왜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지도 의문이다"며 "학회에서 500만원, 1000만원을 걷는다고 해도 그만큼의 이득을 돌려준다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겠지만 사실상 해주는 것 없이 뺏어만 간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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