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문턱 선 병원들 한숨 "이렇게 먼길인가"

발행날짜: 2016-07-18 12:00:58
  • 연이은 기준 강화에 망연자실 "결국엔 자본 싸움, 복지부에 배신감마저"

상급종합병원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시고 절치부심하던 대학병원들이 잇따른 기준 강화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기준이 계속해서 강화되면서 사실상 자포자기 심정을 토로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자본 논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학병원 보직자는 17일 "환자들은 물론 대부분 대학병원들도 우리가 상급종합병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만큼 높은 의료 수준과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상급종합병원 탈환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이렇게 계속해서 기준을 올리면 살아남을 병원이 몇개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개선안 주요 내용
실제로 지난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아쉽게 탈락한 A대학병원은 타이틀 탈환을 위해 TF팀을 꾸리고 총력전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중증환자 비율이 강화된 것은 물론 음압병실과 병문안 통제시설 등이 기준에 추가되면서 과연 이러한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 맞느냐는 회의감을 보이고 있다.

이 보직자는 "지정 평가가 불과 1여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 기준을 높이면 아예 신청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냐"며 "또한 기준 자체가 상당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회의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던 병원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

정부의 필요에 따라 기준이 오락가락 바뀌면서 결국 자본을 가진 병원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B대학병원 보직자는 "시설기준을 최소화하고 의료의 질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와서 시설기준을 강화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병원의 최대 화두를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맞추고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300병상당 1개 이상 음압병실을 갖추고 추가 100병상 당 1개씩 추가해야 한다는 기준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

여기에 병문안객 통제시설에 보안인력까지 갖추라는 것은 사실상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할 의지를 꺾어버렸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 보직자는 "지난번 평가에서 중증도 부분에서 아깝게 모자라 지정을 놓쳐 손해를 보더라도 경증환자를 최대한 지양하고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를 진행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시설 기준을 높이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결국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이 자본 논리로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복지부에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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