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뉴스=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오사카 시립대학병원 실습기-3
실습 시작 이전에 미리 담당자를 만나 기숙사 키를 받고 우선 무거운 짐들을 두고 와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곧바로 오사카시립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오사카시립대학병원은 해외 의과대학 학생들이나 의료진들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담당자분도 영어로 능숙하게 소통할 줄 아셔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궁금한 사항들을 곧바로 해소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5분여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숙사에 짐을 풀고, 가운과 청진기 등 간단한 짐만 챙겨서 바로 실습을 위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담당자분께서는 사물함에 짐을 두고 의과대학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와 실습을 함께 돌게 될 같은 조 일본 학생들이 올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실습 시간이 다가오자 실습복으로 갈아입은 일본 학생들이 복도에서 보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복장이 한국의 간호대 실습생들과 비슷해서 간호대생들로 착각할 뻔했다.
그런데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 비슷한 복장이었고, 무리들 중 두 명의 여학생이 내게 다가오더니 이름을 확인하고는 본인 소개를 하는 것을 듣고서야 의과대학 실습생들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상상했던 일본의 여학생들처럼 귀엽게 생긴 두 명의 여학우는 나와 함께 실습을 돌게 될 조원들이었고, 나와 일본 실습생들 5명을 포함해서 총 6명이 앞으로 2주간 소화기내과 실습을 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면서 소화기내과 실습 오리엔테이션을 듣기 위해 병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일본 학생들은 특이하게 실습을 돌 때 에코백 같은 작은 가방들을 모두 하나씩 들고 다녔는데, 그 안에 실습 자료들이나 도장을 받기 위한 실습 책자들을 넣고 다니는 듯 했다.
그리고 보통 가운 안에 검은 바지와 검은 신발을 신는 것이 표준인 우리나라의 병원 실습 복장과는 다르게, 위아래 모두 흰색의 유니폼을 입고 신발은 같은 흰색으로 통일하되 운동화를 신는 등 신발 선택 자체는 좀 더 자유로워 보였다.
전체적으로 복장을 흰색으로 통일하다 보니 간호대 학생으로 착각할 뻔 했는데, 결과적으로 간호대 실습생들은 2주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그들의 복장이 어떤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오리엔테이션이 있을 컨퍼런스 룸에서 담당 교수님을 기다렸는데, 새로운 과를 도는 첫 날의 분위기와 담당 교수님과의 첫 만남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긴장되는 마음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꽤나 비슷한 듯이 느껴졌다.
교수님께서 들어오시자 학생들과 함께 인사를 했는데, 같은 아시아인이다보니 교수님께서는 내가 한국에서 온 학생인지 첫 눈에 알아차리지 못하셨다.
이내 같은 조 학생들이 오늘 유학생이 처음 왔다고 교수님께먼저 말해주는 듯 했고, 교수님께서는 당황하시면서도 신기해하면서 본인이 영어가 조금 미숙해서 일본어 위주로 설명할테니 양해를 바란다고 미안해하셨다.
15분여에 걸쳐 소화기내과 실습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는데, 아쉽게도 필자는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탓에 가끔씩 들려오는 익숙한 단어에만 귀를 기울이며 눈치껏 알아듣는 수 밖에 없었다.
순간 '아, 한두달만이라도 기본적인 일본어를 공부해왔어야하나...'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어차피 한두달 해서는 알아듣기 힘든 의학용어 위주였기 때문에 같은 조 친구들의 통역을 들으며 시간차를 두고서라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한국의 병원 실습과 또 다르다고 느껴진 부분은 2주간의 실습 스케줄이 꽤나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출근 시간 정도만 정해져 있고, 그 날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실습을 하게될 지는 병원의 상황, 입원 환자의 상황, 또 교수님 및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업무 일정에 따라 크게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길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곳에서는 우리가 보게 될 시술 장소, 시간 등의 일정들이 2주에 걸쳐 미리 계획이 짜져 있어서 좀 더 계획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각 학생들은 위장관 파트, 간담췌 파트에서 각 한 명의 환자를 배정 받았고 2주간 환자의 진단, 치료 및 경과를 살피면서 프로그레스 노트를 작성하고 마지막 날 본인이 맡은 환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마키코라는 학생과 주로 함께 다니기로 되었는데, 마키코가 맡은 환자의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영어로 환자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고 친절하게 직접 환자를 뵙는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환자분과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환자분께서는 외국에서 온 처음 본 학생의사임에도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잘 부탁한다며 몇 번이고 내게 인사를 해주셨다.
이 짧은 순간에도 한국에 비해 일본환자분들이 의사에 대한 순응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체감할 수 있었고, 이렇게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주는 환자분들 덕에 선생님들도 진료를 하는데 더 안정감 있고 편안하게 느끼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담췌 파트 담당 환자의 레지던트 선생님도 만나보았는데, 매번 익숙한 일본어로만 진료를 보시다가 영어로 설명해 주시려니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다.
환자 차트를 보고 싶었으나, 차트 마저 진단명부터 약제의 성분명까지 모두 일본어로 쓰여 있어서 아무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고 결국 나의 짝꿍인 마키코가 진단명부터 주요 치료 과정까지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마키코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일본의 의과대학에서는 주 교재를 영어 원서로 보지 않고 일본어로 번역된 교재로 대신 사용하며 또 모든 의학 용어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번역된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말 기본적인 용어마저 영어로 설명하려면 모두들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해외 학회에 많이 다녀오신 교수님들께서는 레지던트들의 트레이닝을 위해 총 회진을 돌 때 영어로 환자를 설명하도록 한다고 하였고 당장 내일부터 회진 때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첫 날이라 오리엔테이션과 환자 배정 외에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었고, 내일부터는 아침 일찍 내시경 시술이 예정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조원들과 인사를 하였다.
학생들의 복장부터 실습 과정까지 한국과는 다른 점이 꽤나 있었지만, 환자분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또 매일 프로그레스 노트를 작성하는 등의 기본적인 실습 틀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혹시나 학생들과 전혀 소통이 안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 할 2주간의 소화기 내과 실습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실습 시작 이전에 미리 담당자를 만나 기숙사 키를 받고 우선 무거운 짐들을 두고 와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곧바로 오사카시립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오사카시립대학병원은 해외 의과대학 학생들이나 의료진들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담당자분도 영어로 능숙하게 소통할 줄 아셔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궁금한 사항들을 곧바로 해소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5분여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숙사에 짐을 풀고, 가운과 청진기 등 간단한 짐만 챙겨서 바로 실습을 위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담당자분께서는 사물함에 짐을 두고 의과대학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와 실습을 함께 돌게 될 같은 조 일본 학생들이 올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실습 시간이 다가오자 실습복으로 갈아입은 일본 학생들이 복도에서 보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복장이 한국의 간호대 실습생들과 비슷해서 간호대생들로 착각할 뻔했다.
그런데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 비슷한 복장이었고, 무리들 중 두 명의 여학생이 내게 다가오더니 이름을 확인하고는 본인 소개를 하는 것을 듣고서야 의과대학 실습생들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상상했던 일본의 여학생들처럼 귀엽게 생긴 두 명의 여학우는 나와 함께 실습을 돌게 될 조원들이었고, 나와 일본 실습생들 5명을 포함해서 총 6명이 앞으로 2주간 소화기내과 실습을 돌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면서 소화기내과 실습 오리엔테이션을 듣기 위해 병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일본 학생들은 특이하게 실습을 돌 때 에코백 같은 작은 가방들을 모두 하나씩 들고 다녔는데, 그 안에 실습 자료들이나 도장을 받기 위한 실습 책자들을 넣고 다니는 듯 했다.
그리고 보통 가운 안에 검은 바지와 검은 신발을 신는 것이 표준인 우리나라의 병원 실습 복장과는 다르게, 위아래 모두 흰색의 유니폼을 입고 신발은 같은 흰색으로 통일하되 운동화를 신는 등 신발 선택 자체는 좀 더 자유로워 보였다.
전체적으로 복장을 흰색으로 통일하다 보니 간호대 학생으로 착각할 뻔 했는데, 결과적으로 간호대 실습생들은 2주간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해서 그들의 복장이 어떤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오리엔테이션이 있을 컨퍼런스 룸에서 담당 교수님을 기다렸는데, 새로운 과를 도는 첫 날의 분위기와 담당 교수님과의 첫 만남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긴장되는 마음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꽤나 비슷한 듯이 느껴졌다.
교수님께서 들어오시자 학생들과 함께 인사를 했는데, 같은 아시아인이다보니 교수님께서는 내가 한국에서 온 학생인지 첫 눈에 알아차리지 못하셨다.
이내 같은 조 학생들이 오늘 유학생이 처음 왔다고 교수님께먼저 말해주는 듯 했고, 교수님께서는 당황하시면서도 신기해하면서 본인이 영어가 조금 미숙해서 일본어 위주로 설명할테니 양해를 바란다고 미안해하셨다.
15분여에 걸쳐 소화기내과 실습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는데, 아쉽게도 필자는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탓에 가끔씩 들려오는 익숙한 단어에만 귀를 기울이며 눈치껏 알아듣는 수 밖에 없었다.
순간 '아, 한두달만이라도 기본적인 일본어를 공부해왔어야하나...'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어차피 한두달 해서는 알아듣기 힘든 의학용어 위주였기 때문에 같은 조 친구들의 통역을 들으며 시간차를 두고서라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한국의 병원 실습과 또 다르다고 느껴진 부분은 2주간의 실습 스케줄이 꽤나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출근 시간 정도만 정해져 있고, 그 날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실습을 하게될 지는 병원의 상황, 입원 환자의 상황, 또 교수님 및 레지던트 선생님들의 업무 일정에 따라 크게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길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곳에서는 우리가 보게 될 시술 장소, 시간 등의 일정들이 2주에 걸쳐 미리 계획이 짜져 있어서 좀 더 계획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각 학생들은 위장관 파트, 간담췌 파트에서 각 한 명의 환자를 배정 받았고 2주간 환자의 진단, 치료 및 경과를 살피면서 프로그레스 노트를 작성하고 마지막 날 본인이 맡은 환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마키코라는 학생과 주로 함께 다니기로 되었는데, 마키코가 맡은 환자의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영어로 환자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고 친절하게 직접 환자를 뵙는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환자분과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환자분께서는 외국에서 온 처음 본 학생의사임에도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잘 부탁한다며 몇 번이고 내게 인사를 해주셨다.
이 짧은 순간에도 한국에 비해 일본환자분들이 의사에 대한 순응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체감할 수 있었고, 이렇게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주는 환자분들 덕에 선생님들도 진료를 하는데 더 안정감 있고 편안하게 느끼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담췌 파트 담당 환자의 레지던트 선생님도 만나보았는데, 매번 익숙한 일본어로만 진료를 보시다가 영어로 설명해 주시려니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다.
환자 차트를 보고 싶었으나, 차트 마저 진단명부터 약제의 성분명까지 모두 일본어로 쓰여 있어서 아무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고 결국 나의 짝꿍인 마키코가 진단명부터 주요 치료 과정까지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마키코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일본의 의과대학에서는 주 교재를 영어 원서로 보지 않고 일본어로 번역된 교재로 대신 사용하며 또 모든 의학 용어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번역된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말 기본적인 용어마저 영어로 설명하려면 모두들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해외 학회에 많이 다녀오신 교수님들께서는 레지던트들의 트레이닝을 위해 총 회진을 돌 때 영어로 환자를 설명하도록 한다고 하였고 당장 내일부터 회진 때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첫 날이라 오리엔테이션과 환자 배정 외에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었고, 내일부터는 아침 일찍 내시경 시술이 예정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조원들과 인사를 하였다.
학생들의 복장부터 실습 과정까지 한국과는 다른 점이 꽤나 있었지만, 환자분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또 매일 프로그레스 노트를 작성하는 등의 기본적인 실습 틀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혹시나 학생들과 전혀 소통이 안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친절하게 도와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 할 2주간의 소화기 내과 실습이 기대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