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사-한의사 갈등, 복지부가 연말까지 해결하라"

발행날짜: 2016-09-28 05:01:00
  •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문제 국감 도마에…정 장관 "연말까진 어려워"

|복지부 국감 종합|

해묵은 논란거리인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일관했다.

참다못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올해 말까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에 대한 해법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은 노바티스 불법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노바티스 차원의 '사과' 한마디를 듣기 위해 증인으로 참석한 한국노바티스 클라우스 리베 대표이사에게 한 목소리로 사과를 촉구했다.

싱겁게 끝 난 협회장 증인 출석

둘째 날인 복지부 국감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각 면허별 직무범위 논란으로 각 협회장이 참석한 것이다.

일찌감치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이 일정상의 이유로 국감 증인으로 불출석을 통보한 탓에 이날 국감에서는 의료기기 허용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만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허용에 대한 복지부 입장과 함께 각 직역별 협회장의 주장을 듣는 형태로 국감이 진행됐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의료법은 70여년동안 수없이 개정됐으나 2조와 27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면허범위가 분명이 나눠졌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가령 변리사가 변호사나 판·검사를 할 수 없듯이 의학기술이 발달해도 중간적 의료행위가 아닌 최선의 진료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즉 협진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면허범위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의 주장에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별도의 '설명자료'를 준비하는 열의를 보이며,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의 필요성을 관철시키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준비해 온 설명자료를 활용하지도 못해 빛을 보진 못했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동의보감에 있는 개념을 만성위염으로 진단해야 하는데, 진단명을 쓰라고 해놓고 도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진단하라는 것인가"라며 "이는 의료수요자 입장에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같은 해 6월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메르스 사태가 발생해 미뤄졌다"며 "이 후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문제 만큼은 수요자 입장에서 복지부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여전한 상황을 지켜본 국회의원들은 복지부가 조속히 개입해 연말까지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사각지대에서 임의적으로 치료하면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각 직역의 역할을 정립하는 게 복지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대 국회에서 각 직역의 전문성을 갖고 의협과 한의협 등 양 단체가 책임감 있게 결론을 도출하라고 주문했는데도 정부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무조건 12월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복지부는 문제해결에는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답변만 되풀이 했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이 준비한 설명자료 중 일부분.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당사자와 논의하고 공청회까지 열었다"며 "이제는 전문가, 시민단체, 국민의 입장에서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올해 말까지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한의협에서 손해를 많이 봤다고 하는데 사실 정부는 한의학의 현대화 작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말하고 싶고, 양 직역 간 차이를 좁혀서 합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감 스포트라이트 한국노바티스 대표에 집중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문제가 논란도 됐지만, 사실 이날 국감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노바티스 클라우스 리베 대표이사였다.

보건복지위원장은 양승조 의원을 필두로 야당 간사인 인재근 의원과 같은 당 권미혁 의원 등 많은 국회의원들은 리베 대표 입에서 불법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를 받아 내기 위해 "사과할 것이냐"라는 질문만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사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리베 대표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간단히 말해 재판 중인 사건임에 따라 재판 후 판결이 나온 뒤 구체적인 입장을 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회의원들의 사과 공세에 리베 대표는 개인적으로의 '유감'은 표시하는 선에서 증인 질의가 마무리됐다.

리베 대표는 "책임을 수용했고, 위반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앞으로 법률을 위반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리베 대표는 애매한 답변을 계속하다 국회의원들의 사과 압박에 개인 입장임을 전제하고 "위반행위에 송구스럽다. 이를 사과로 규정하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양해드리자면 현재 회사 측에서는 법률 절차가 완결되는 것을 지켜본 후 최종 입장표명을 하고 위반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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