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무, 의사가 환자한테 선의로 베푸는 시혜 아니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6-11-24 10:26:34
  • 경실련, 설명의무법·리베이트 처벌 강화법 처리 촉구

시민단체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설명의무법과 리베이트 처벌 강화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의사의 설명의무는 대법원이 인정한 환자의 권리"라며 "환자 권리를 보호하고 의료환경 정상화를 위해 지체없이 의료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의료계가 통과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 설명의 의무 위반 시 징역 1년 이하로 처벌하는 법안과 리베이트 의료인 처벌을 긴급체포 요건인 징역 2년 이하에서 3년 이하로 상향조정하는 법안이다.

경실련은 "대법원도 설명의무가 법적 의무이므로 의료사고 시 환자가 아닌 의사가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했다"며 "의사의 재량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최근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질환의 치료방법과 내용, 의사의 변경 가능성, 예상되는 부작용 등 중요 사항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채 의료행위를 해 의료분쟁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설명의무는 의사가 환자에게 선의로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명의무 입법화를 통해 환자의 자기결정권 및 알권리를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의사가 용이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면 불필요한 의료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결코 과도한 규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설명 대상을 수술, 수혈, 전신마취 등으로 제한하는 것도 반대 입장을 내놨다.

경실련은 "설명의무 대상 의료행위를 제한하면 오히려 설명의무를 재량화 하는 것이어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설명의무를 법적의무라는 것을 명시해 의사 스스로 이행토록 하면 불필요한 분쟁과 갈등 소지를 없앨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베이트 의사 처벌 강화법에 대해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법 통과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쌍벌제가 도입됐지만 실효성 없는 처벌 기준으로 여전히 리베이트가 반복되고 있다"며 "리베이트 수수 시 처벌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것은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약사와 제약사, 의료기기회사의 처벌만 강화하고 리베이트 주요대상인 의사 처벌을 규정한 법안만 법사위가 처리하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국회는 의사가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의료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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