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뉴스2기 필진 한림의대 의학과 1학년 이영민
광활한 남미의 심장, 아르헨티나 편 ⓵- 이과수 편
꺼지지 않는 가게들의 빛과 사람들의 정열에 이끌려 늦은 밤까지 살타에서 밤을 지새우고 맞이한 늦은 아침, 필자는 이제 남미에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이과수 폭포를 향하는 버스 편에 올랐다. 사실은 아르헨티나에 온 만큼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들른 후 우루과이를 경유하여 이과수로 올라오는 루트를 처음에 짰었지만, 시간도 시간일뿐더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게다가 그 쪽을 여행한 다른 배낭여행객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살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도시 느낌이 나서 특별히 도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라는 조언들을 얻어 고민 끝에 곧바로 이과수로 가는 루트를 잡게 되었다.
남는 시간은 브라질 일대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자는 계획 하에 이과수로 가는 버스 편을 보니 그 곳까지 가는 직통버스가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환승도 무려 두 번이나 해야 하고 그 중 한 곳은 새벽에 떨어져서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는 24시간의 강행군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로여서 그들과 함께 움직인다면 안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남미에 도착한 이후로 가장 긴 버스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처음으로 올라탄 버스가 얼마 가지 않아 고장으로 멈춰 서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남미를 오래 여행해서 그런지 이젠 이러한 지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이미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갈 때 호되게 당했었기에, 타이어 이상으로 버스 기사가 잠시 수리를 하는 모습은 이제 이 지역의 일상처럼 편안하게 다가왔다.
톱니처럼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것이야말로 남미 여행의 진정한 매력이 아닌가라고 생각해본다. 약간은 덜 개발되어 때로는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그런 일련의 경험마저 여유로 포용해 줄 수 있는, 그런 여행 말이다. 언제 일상에서 이런 여유를 가져볼 수 있겠는가?
30여분의 수리를 마친 버스 기사는 이과수까지 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며 싱긋 웃고는 다시 머나먼 목적지를 향해 버스를 몰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창밖에는 참으로 여러 풍경들이 다가오고, 마주쳤다, 지나갔다. 버스에선 식사를 가장한 간식이 연이어 나오고 끝나지 않을 거만 같았던 24시간의 강행군도 드디어 이과수 폭포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Puerto Iguazu에 다다르면서 점차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가 만나는 국경지대에 위치한 폭포로, 많은 영화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Puerto Iguazu와 브라질의 Foz do Iguaçu는 이과수 폭포를 사이로 만들어진 도시로 대부분 이 두 도시 중 한 곳에서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가게 된다.
애석하게도 파라과이에서는 이 폭포가 보이지 않는다. 브라질 쪽에서 보는 폭포는 원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반면에 아르헨티나 쪽에서는 폭포의 코앞까지 가서 물줄기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같은 폭포면서도 국경에 걸쳐 있는 탓에 전반적인 모습을 관람하기 약간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필자는 두 곳 중 아르헨티나 쪽에서 폭포를 보기로 하고 이과수 폭포가 있는 공원에 입장하였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폭포까지는 걸어 들어가면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공원 안에 있는 미니 열차를 이용하여 폭포까지 가는 도중에 야생에서 돌아다니는 희귀한 동물들도 보면서 좀 더 편하게 폭포까지 다다르는 방법을 선택했다.
코앞에서 마주한 폭포는 온새미로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몸소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흘러내리는 물의 굉음 앞에선 사람의 목소리도, 사람의 몸동작도 움츠러들기 마련인가 보다. 자연을 정복했다는 인간의 그 오만함 앞에 이 폭포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사람을 자신 앞에 잠재웠다.
한동안 그 모습에 넋이 나가 연신 사진기 속에 그 모습을 담아내려는 필자의 노력조차도 사진 속에 전부를 넣을 수 없을 만큼 그 광경은 위대했고 힘찼다. 그렇다. 결국은 모든 것은 자연 안에 하나인 것을. 우리도 언젠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연의 종속된 존재로써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운일 것이다.
이제 남미에 머물 날도 1주일가량 남았다. 그동안 한 때 번성했던 인간의 문명과, 현존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차례차례 경험해왔다. 이제 남은 기간에는 현대 인류가 쌓은 문화를 남미에서 느껴볼 예정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할 두 나라는, 파라과이와 브라질이다.
꺼지지 않는 가게들의 빛과 사람들의 정열에 이끌려 늦은 밤까지 살타에서 밤을 지새우고 맞이한 늦은 아침, 필자는 이제 남미에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이과수 폭포를 향하는 버스 편에 올랐다. 사실은 아르헨티나에 온 만큼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들른 후 우루과이를 경유하여 이과수로 올라오는 루트를 처음에 짰었지만, 시간도 시간일뿐더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게다가 그 쪽을 여행한 다른 배낭여행객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살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도시 느낌이 나서 특별히 도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라는 조언들을 얻어 고민 끝에 곧바로 이과수로 가는 루트를 잡게 되었다.
남는 시간은 브라질 일대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자는 계획 하에 이과수로 가는 버스 편을 보니 그 곳까지 가는 직통버스가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환승도 무려 두 번이나 해야 하고 그 중 한 곳은 새벽에 떨어져서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는 24시간의 강행군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로여서 그들과 함께 움직인다면 안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남미에 도착한 이후로 가장 긴 버스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처음으로 올라탄 버스가 얼마 가지 않아 고장으로 멈춰 서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남미를 오래 여행해서 그런지 이젠 이러한 지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이미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갈 때 호되게 당했었기에, 타이어 이상으로 버스 기사가 잠시 수리를 하는 모습은 이제 이 지역의 일상처럼 편안하게 다가왔다.
톱니처럼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 않는 것이야말로 남미 여행의 진정한 매력이 아닌가라고 생각해본다. 약간은 덜 개발되어 때로는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그런 일련의 경험마저 여유로 포용해 줄 수 있는, 그런 여행 말이다. 언제 일상에서 이런 여유를 가져볼 수 있겠는가?
30여분의 수리를 마친 버스 기사는 이과수까지 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며 싱긋 웃고는 다시 머나먼 목적지를 향해 버스를 몰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창밖에는 참으로 여러 풍경들이 다가오고, 마주쳤다, 지나갔다. 버스에선 식사를 가장한 간식이 연이어 나오고 끝나지 않을 거만 같았던 24시간의 강행군도 드디어 이과수 폭포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Puerto Iguazu에 다다르면서 점차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이과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가 만나는 국경지대에 위치한 폭포로, 많은 영화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Puerto Iguazu와 브라질의 Foz do Iguaçu는 이과수 폭포를 사이로 만들어진 도시로 대부분 이 두 도시 중 한 곳에서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가게 된다.
애석하게도 파라과이에서는 이 폭포가 보이지 않는다. 브라질 쪽에서 보는 폭포는 원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반면에 아르헨티나 쪽에서는 폭포의 코앞까지 가서 물줄기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같은 폭포면서도 국경에 걸쳐 있는 탓에 전반적인 모습을 관람하기 약간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필자는 두 곳 중 아르헨티나 쪽에서 폭포를 보기로 하고 이과수 폭포가 있는 공원에 입장하였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폭포까지는 걸어 들어가면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공원 안에 있는 미니 열차를 이용하여 폭포까지 가는 도중에 야생에서 돌아다니는 희귀한 동물들도 보면서 좀 더 편하게 폭포까지 다다르는 방법을 선택했다.
코앞에서 마주한 폭포는 온새미로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몸소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흘러내리는 물의 굉음 앞에선 사람의 목소리도, 사람의 몸동작도 움츠러들기 마련인가 보다. 자연을 정복했다는 인간의 그 오만함 앞에 이 폭포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사람을 자신 앞에 잠재웠다.
한동안 그 모습에 넋이 나가 연신 사진기 속에 그 모습을 담아내려는 필자의 노력조차도 사진 속에 전부를 넣을 수 없을 만큼 그 광경은 위대했고 힘찼다. 그렇다. 결국은 모든 것은 자연 안에 하나인 것을. 우리도 언젠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연의 종속된 존재로써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운일 것이다.
이제 남미에 머물 날도 1주일가량 남았다. 그동안 한 때 번성했던 인간의 문명과, 현존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차례차례 경험해왔다. 이제 남은 기간에는 현대 인류가 쌓은 문화를 남미에서 느껴볼 예정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할 두 나라는, 파라과이와 브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