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지속되온 한의대 세계의과대학목록 등재가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국회의원을 통해 한의사도 면허증에 MD(Doctor of Medicine)를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분을 하는 모습이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의대를 세계의과대학목록(WDMS)에 등재하고 면허증에 MD를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는 서면 답변을 통해 한의대를 세계의과대학목록에 등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실상 국회와 정부가 한의대의 세계의과대학목록 등재를 다시 한번 공식화한 셈. 수년째 묵혀있던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선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미국 교육위원회가 세계의학교육목록에서 한의대를 제외하자 대한한의사협회 등의 요구로 복지부는 다시 한번 등재를 요구했지만 WHO Avicenn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의대를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의협과 복지부는 재등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WHO Avicenna는 의학적 원칙에 따른 교육에서 벗어난다며 혼란 방지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MD 명칭 또한 마찬가지다. 한의계는 한의사 또한 의료인의 한 사람인 만큼 MD 명칭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수년째 갈등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한 상황에 국회와 복지부, 한의협이 다시 한번 세계의학교육목록 등재와 MD 명칭 부여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MD는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정규 현대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면허를 부여받은 의사만이 쓸 수는 있는 자격"이라며 "한의학 교육과정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세계의과대학목록도 현대의학을 정식으로 교육받는 의대만 등재가 가능한 것이고 이로 인해 WHO Avicenna도 한의대를 제외한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이미 결론이 난 문제들이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국회나 정부가 한의계를 돕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이러한 노력들이 국제사회에서 망신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의견이다.

한특위는 "과학적 입증이 없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의사를 MD로 표기하는 것은 세계적인 기준을 무시한 처사"라며 "세계의과대학목록에 한의대를 포함시키려는 노력 또한 우리나라 의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특위는 "한의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단순히 한의사를 MD로 표기하거나, 세계의과대학목록에 한의대를 포함하는 것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며 "한의학 학문 자체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이 이루어진다면 한의학의 세계화도 한방의 건강보험 급여확대도 모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