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 복음병원 간내과 윤병철 교수(대한간학회 부산 울산 경남지회 감사)
조만간 또 한가지 질병이 인류 역사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바로 C형간염이다.
최근 몇 년간 C형간염 치료법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제제(DAA)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과거 힘들고 어려웠던 치료와 달리 이제는 경구용 치료제를 하루 한 알씩 12주만 복용하면 C형간염 완치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C형간염은 피어싱, 문신, 주사기 재사용을 비롯해 칫솔, 손톱깎이, 면도기 등을 공유하여 오염된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 감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혈액 매개성 질환이다.
문제는 백신이 없고, 감염 되어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관계로 환자 스스로 감염 사실을 알아 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C형간염에 감염되었으나 모르고 장기간 방치하다 간경변증, 간암 환자가 되어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다.
실제 국내 C형간염 환자는 30만명으로 추산되는 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에서 C형간염 국가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C형간염 진료 환자가 많은 일부 지역(35개 시군구)만을 대상으로 시행 중으로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C형간염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위해 남은 과제는 숨은 90% 환자를 최대한 빠르게 발굴하고, 정확한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제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대한간학회에서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지난 해 국내 출시된 약제들(엘바스비르, 그라조프레비르, 옴비타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다사부비르 복합제)이 새롭게 등재됨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치료 옵션들이 포함되었다.
추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나 국내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최신 약제들도 포함하여 현재 치료 가능한 최신 치료 방법을 모두 업데이트하였다.
또한 DAA제제와 타 약제 간의 약물상호작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새롭게 관련 테이블도 수록하였다. 이에 따라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치료에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진료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특히 의미있는 변화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 1b형 치료에 있어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기반 요법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과거 C형간염은 페그인터페론 기반 요법을 오랜 기간 표준치료로 사용했다.
그러나 긴 치료 기간, 심한 부작용 대비 낮은 치료 효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큰 부담을 안겼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다양한 경구용 신약들이 등장하며 현재 유전자형 1b형은 대부분 12주 경구약 복용으로 90% 이상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매우 간편해졌다.
C형간염의 치료가 쉬워지고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많아졌다는 것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남아 있다.
국내 DAA제제는 외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이나 그럼에도 국내 의료보험을 적용 받아도 다른 질환 치료 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로 책정돼 수백만원의 약제비가 필요하다.
또, 1차 치료에 실패할 시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2차 약제가 국내에는 없고, 또 국내 의료보험 규정 상 대부분의 경우에서 1차 치료에서만 치료제의 급여가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환자가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완치에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상의 치료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국내 C형간염 환자는 고령 환자의 비중이 높으며 이런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및 기타 질환으로 약제를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DAA제제는 다른 약제와 투여하는 경우 약제 효과의 감소, 약제 부작용의 발생 등 약물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 모든 약제에 대한 약물상호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C형간염 치료를 고려할 때 높은 효과는 물론 가급적 타 약제와의 약물상호작용이 적고, 하루 한 알만 먹어도 되는 복용법이 간편한 약제를 선택하여 치료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이제 인류는 C형간염 박멸을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대다수의 C형간염 환자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숨은 감염자를 발견하고, 적절한 보험 혜택으로 부담없이 모든 환자들이 치료할 수 있게 될 때 대한민국은 C형간염 청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C형간염 치료법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제제(DAA)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과거 힘들고 어려웠던 치료와 달리 이제는 경구용 치료제를 하루 한 알씩 12주만 복용하면 C형간염 완치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C형간염은 피어싱, 문신, 주사기 재사용을 비롯해 칫솔, 손톱깎이, 면도기 등을 공유하여 오염된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 감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혈액 매개성 질환이다.
문제는 백신이 없고, 감염 되어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관계로 환자 스스로 감염 사실을 알아 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C형간염에 감염되었으나 모르고 장기간 방치하다 간경변증, 간암 환자가 되어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다.
실제 국내 C형간염 환자는 30만명으로 추산되는 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에서 C형간염 국가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C형간염 진료 환자가 많은 일부 지역(35개 시군구)만을 대상으로 시행 중으로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C형간염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위해 남은 과제는 숨은 90% 환자를 최대한 빠르게 발굴하고, 정확한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제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대한간학회에서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지난 해 국내 출시된 약제들(엘바스비르, 그라조프레비르, 옴비타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다사부비르 복합제)이 새롭게 등재됨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치료 옵션들이 포함되었다.
추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나 국내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최신 약제들도 포함하여 현재 치료 가능한 최신 치료 방법을 모두 업데이트하였다.
또한 DAA제제와 타 약제 간의 약물상호작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새롭게 관련 테이블도 수록하였다. 이에 따라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치료에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진료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특히 의미있는 변화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 1b형 치료에 있어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기반 요법이 제외됐다는 점이다.
과거 C형간염은 페그인터페론 기반 요법을 오랜 기간 표준치료로 사용했다.
그러나 긴 치료 기간, 심한 부작용 대비 낮은 치료 효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큰 부담을 안겼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다양한 경구용 신약들이 등장하며 현재 유전자형 1b형은 대부분 12주 경구약 복용으로 90% 이상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치료가 매우 간편해졌다.
C형간염의 치료가 쉬워지고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많아졌다는 것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남아 있다.
국내 DAA제제는 외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이나 그럼에도 국내 의료보험을 적용 받아도 다른 질환 치료 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로 책정돼 수백만원의 약제비가 필요하다.
또, 1차 치료에 실패할 시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2차 약제가 국내에는 없고, 또 국내 의료보험 규정 상 대부분의 경우에서 1차 치료에서만 치료제의 급여가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환자가 단 한 번의 치료만으로 완치에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최상의 치료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국내 C형간염 환자는 고령 환자의 비중이 높으며 이런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및 기타 질환으로 약제를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DAA제제는 다른 약제와 투여하는 경우 약제 효과의 감소, 약제 부작용의 발생 등 약물상호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 모든 약제에 대한 약물상호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C형간염 치료를 고려할 때 높은 효과는 물론 가급적 타 약제와의 약물상호작용이 적고, 하루 한 알만 먹어도 되는 복용법이 간편한 약제를 선택하여 치료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이제 인류는 C형간염 박멸을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대다수의 C형간염 환자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숨은 감염자를 발견하고, 적절한 보험 혜택으로 부담없이 모든 환자들이 치료할 수 있게 될 때 대한민국은 C형간염 청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