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정미 수간호사 "배우지 않고는 못 버텨"
병동에서는 중환자실을 '간호 업무의 꽃'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바로 옆에서 케어하는 전문적 영역인 만큼 강도 높은 업무 특성 때문에 더그렇다. 그래서 '웬만한 사명감 없이는 버텨내기 힘들다'는 넋두리 섞인 얘기들까지 나온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여러 전문 의료장비를 매일같이 챙겨야 해요. 또 의식이 없는 환자분들의 대소변을 처리하거나 욕창이나 가래 관리 등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든 업무들도 많죠. 열정과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중환자실 병동 특성상 간호인력들이 가진 전문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급성 장기 손상이 발생한 환자들에 24시간 체제로 집중 치료 및 간호 관리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매시간 환자들의 혈압, 체온, 소변량, 산소포화도 등의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공호흡장치를 비롯한 지속적신대체요법(이하 CRRT), 체외막 산소장치(이하 ECMO) 등 전문 의료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만져야 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중환자실 간호사와 CRRT 기기 전담 스페셜리스트를 만나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ICU 간호사가 전문장비에 얼리어답터인 이유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별관 중환자실에서 만난 이정미 수간호사(43)는 "현재 부천병원 별관 중환자실에는 34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 중 7명은 신규 간호사로, 별관 중환자실의 경우 평균 연령이 27세인 비교적 젊은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한 타임에 7명의 간호사가 함께 일하면서, 단 한 명의 간호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간호사 '태움' 문화가 사회적 이슈로까지 이목을 끌었지만 "환자 생명을 돌보는 중환자 간호 업무로서 일적으로는 단호할지언정, 개인을 인격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게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는 처음 2개월 가량 프리셉터가 함께 업무를 돕는다. 프리셉터는 이들이 병원 실무에 적응하고 숙련된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중환자실 업무에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간 프리셉터 간호사의 멘토링 교육이 중요해지는 것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인공호흡장치를 비롯한 CRRT, ECMO 기기 등 전문 의료장비를 일상적으로 접하기에 여느 과보다 빠른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
이 간호사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기기를 다루는 등 책임감이 막중해진다. 사전 준비 기간을 충분히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며 "비단 신규 간호사뿐만이 아니라, 5년차를 지난 책임 간호사가 될 시기에도 2개월 간의 트레이닝 준비 기간을 따로 배정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병원 기본 규정 및 운용 관리지침'에 따라 중환자실 운용 프로토콜 책자를 통해 기본적인 부분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부천병원 의료장비교육 담당팀에 트레이닝을 받거나, 보다 전문적 학습을 필요로 하는 기기의 경우에는 장비를 공급하는 의료기기 회사 외부 교육에도 참석시킨다.
이정미 간호사는 "신규로 입사한 젊은 간호사들은 IT기기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의료기기에 대해 배우고 습득하는 기간이 빨라져 실전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며 "후배 간호사들은 병원 내외부 교육일정을 빼놓치 않고 물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의가 높다"고 귀띔했다.
ICU만의 독특한 교육법 "솔선수범과 배움 문화에 주목해야죠"
여기서 CRRT 기기를 예로 들면, 해당 기기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요독 제거와 환자 상태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투석량을 결정하면, 간호사가 이를 시행하고 기기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때 8시간 단위로 요독 물질 제거율을 체크하게 되는데,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검사 장비를 통해 환자의 요독 인자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꼼꼼한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간호사는 "부천병원은 CRRT의 가동률이 90% 이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병원으로 알고 있다. 또 ECMO의 경우 중증도가 있는 환자들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보다 연차가 있는 간호사가 담당하게 되는데 CRRT와 ECMO 기기를 함께 사용해야 할 때엔 더욱 면밀한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해진다"고 전했다.
CRRT와 같은 전문 의료기기가 중환자실에 안착한 사례를 통해서도, 병동 내부 솔선수범하는 배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초창기엔 신장내과 투석실에서 혈액투석 장비를 담당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원리가 비슷한 CRRT 기기도 함께 담당했다. 그러다 3년 전부터 중환자실에서도 CRRT 기기를 담당하게 됐다. 이때 비효율적인 부분이 일부 생겨났다"고 짚었다.
정작 중환자실이 담당한 CRRT 기기에 알람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신장내과 간호사를 호출해야 하는데 불편함이 따랐다는 얘기다. "우리가 해보자"라는 배움에 열의가 십분 발휘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했다.
이 간호사는 "전문적인 장비들에 많이 익숙해져 있던 터라 어느정도 자신감도 있었다. 처음엔 새로운 장비를 다루는데 부담이 될 수 있어, 저녁 담당을 시작으로 7년 차 이상의 간호사부터 CRRT 기기를 배웠다"고 회상하면서 "선배 간호사들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고, 현재는 모든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CRR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의료기기 교육 소통에 한몫…"환자 회복 최우선 자부심으로"
원활한 기기 사용에는, 전문 의료장비의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담당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의 CRRT 전담 스페셜리스트로 20년 이상 활동해온 김기정 부장은 "CRRT 스페셜리스트의 업무 중 70% 이상이 기기를 다루는 간호사 전문 교육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돌보고 기계도 만져야 하는 CRRT 간호사에는, 그만큼 기기 교육 전문가와의 협업도 중요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환자실에 있는 모든 환자들이 매일같이 CRRT나 ECMO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가 필요할 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1년에 100회 이상 CRRT 기기 교육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교육 이후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열에 두 번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며 교육의 실효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간호사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도, 기기의 정확한 전문용어 교육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명확히 하는데 있다는 설명이다.
CRRT 스페셜리스트가 현장에 없을 경우라도 유선을 통해 얘기치 않은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는 것. 'CRRT 기기 24시간 콜센터'를 운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이정미 간호사는 "흔히 중환자실 간호사를 간호 업무의 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업무 강도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자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일같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바로 옆에서 케어하는 전문적 영역인 만큼 강도 높은 업무 특성 때문에 더그렇다. 그래서 '웬만한 사명감 없이는 버텨내기 힘들다'는 넋두리 섞인 얘기들까지 나온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여러 전문 의료장비를 매일같이 챙겨야 해요. 또 의식이 없는 환자분들의 대소변을 처리하거나 욕창이나 가래 관리 등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든 업무들도 많죠. 열정과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중환자실 병동 특성상 간호인력들이 가진 전문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급성 장기 손상이 발생한 환자들에 24시간 체제로 집중 치료 및 간호 관리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매시간 환자들의 혈압, 체온, 소변량, 산소포화도 등의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공호흡장치를 비롯한 지속적신대체요법(이하 CRRT), 체외막 산소장치(이하 ECMO) 등 전문 의료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만져야 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중환자실 간호사와 CRRT 기기 전담 스페셜리스트를 만나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 봤다.
"ICU 간호사가 전문장비에 얼리어답터인 이유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별관 중환자실에서 만난 이정미 수간호사(43)는 "현재 부천병원 별관 중환자실에는 34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 중 7명은 신규 간호사로, 별관 중환자실의 경우 평균 연령이 27세인 비교적 젊은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한 타임에 7명의 간호사가 함께 일하면서, 단 한 명의 간호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함께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 간호사 '태움' 문화가 사회적 이슈로까지 이목을 끌었지만 "환자 생명을 돌보는 중환자 간호 업무로서 일적으로는 단호할지언정, 개인을 인격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게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는 처음 2개월 가량 프리셉터가 함께 업무를 돕는다. 프리셉터는 이들이 병원 실무에 적응하고 숙련된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중환자실 업무에 멘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간 프리셉터 간호사의 멘토링 교육이 중요해지는 것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인공호흡장치를 비롯한 CRRT, ECMO 기기 등 전문 의료장비를 일상적으로 접하기에 여느 과보다 빠른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
이 간호사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기기를 다루는 등 책임감이 막중해진다. 사전 준비 기간을 충분히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며 "비단 신규 간호사뿐만이 아니라, 5년차를 지난 책임 간호사가 될 시기에도 2개월 간의 트레이닝 준비 기간을 따로 배정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병원 기본 규정 및 운용 관리지침'에 따라 중환자실 운용 프로토콜 책자를 통해 기본적인 부분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부천병원 의료장비교육 담당팀에 트레이닝을 받거나, 보다 전문적 학습을 필요로 하는 기기의 경우에는 장비를 공급하는 의료기기 회사 외부 교육에도 참석시킨다.
이정미 간호사는 "신규로 입사한 젊은 간호사들은 IT기기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의료기기에 대해 배우고 습득하는 기간이 빨라져 실전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며 "후배 간호사들은 병원 내외부 교육일정을 빼놓치 않고 물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의가 높다"고 귀띔했다.
ICU만의 독특한 교육법 "솔선수범과 배움 문화에 주목해야죠"
여기서 CRRT 기기를 예로 들면, 해당 기기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요독 제거와 환자 상태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투석량을 결정하면, 간호사가 이를 시행하고 기기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때 8시간 단위로 요독 물질 제거율을 체크하게 되는데,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검사 장비를 통해 환자의 요독 인자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꼼꼼한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간호사는 "부천병원은 CRRT의 가동률이 90% 이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병원으로 알고 있다. 또 ECMO의 경우 중증도가 있는 환자들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보다 연차가 있는 간호사가 담당하게 되는데 CRRT와 ECMO 기기를 함께 사용해야 할 때엔 더욱 면밀한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해진다"고 전했다.
CRRT와 같은 전문 의료기기가 중환자실에 안착한 사례를 통해서도, 병동 내부 솔선수범하는 배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초창기엔 신장내과 투석실에서 혈액투석 장비를 담당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원리가 비슷한 CRRT 기기도 함께 담당했다. 그러다 3년 전부터 중환자실에서도 CRRT 기기를 담당하게 됐다. 이때 비효율적인 부분이 일부 생겨났다"고 짚었다.
정작 중환자실이 담당한 CRRT 기기에 알람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신장내과 간호사를 호출해야 하는데 불편함이 따랐다는 얘기다. "우리가 해보자"라는 배움에 열의가 십분 발휘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했다.
이 간호사는 "전문적인 장비들에 많이 익숙해져 있던 터라 어느정도 자신감도 있었다. 처음엔 새로운 장비를 다루는데 부담이 될 수 있어, 저녁 담당을 시작으로 7년 차 이상의 간호사부터 CRRT 기기를 배웠다"고 회상하면서 "선배 간호사들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고, 현재는 모든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CRR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의료기기 교육 소통에 한몫…"환자 회복 최우선 자부심으로"
원활한 기기 사용에는, 전문 의료장비의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담당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코리아의 CRRT 전담 스페셜리스트로 20년 이상 활동해온 김기정 부장은 "CRRT 스페셜리스트의 업무 중 70% 이상이 기기를 다루는 간호사 전문 교육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를 돌보고 기계도 만져야 하는 CRRT 간호사에는, 그만큼 기기 교육 전문가와의 협업도 중요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중환자실에 있는 모든 환자들이 매일같이 CRRT나 ECMO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가 필요할 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1년에 100회 이상 CRRT 기기 교육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교육 이후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열에 두 번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며 교육의 실효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간호사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도, 기기의 정확한 전문용어 교육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명확히 하는데 있다는 설명이다.
CRRT 스페셜리스트가 현장에 없을 경우라도 유선을 통해 얘기치 않은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는 것. 'CRRT 기기 24시간 콜센터'를 운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이정미 간호사는 "흔히 중환자실 간호사를 간호 업무의 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업무 강도도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자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일같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