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복강경 일회용 치료재료 국산화…외산점유율 끌어내려
중국 의료기기산업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79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Spring 2018)가 지난 14일 폐막했다.
중국 상해(Shanghai)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CMEF 2018에는 전 세계 4100개 업체가 참가해 약 600개에 달하는 신제품을 출품했다.
의료기기 ‘대국에서 강국으로’ ‘Made in China에서 Made by China’로 부상한 중국 의료기기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듯 전시회 현장에는 세계 각국 바이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이번 CMEF는 기자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전시회 주최사로부터 매년 해외기자로 초청받은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처음 CMEF를 방문한 2009년 당시만하더라도 중국 진단영상장비업체들에게 던진 질문은 ‘있고 없고’(有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CT·MRI를 생산하고 있는지와 해당 제품이 CE·FDA 승인은 받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 질문은 하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6~7년 전부터 CMEF에서 중국 로컬업체들의 CT·MRI·PET-CT·PET-MRI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CE·FDA 인증 여부를 물어보는 것 또한 촌스러운 일이 됐다.
대부분의 중국 진단영상장비업체들은 기본적으로 CE 인증을 갖고 있다. 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시장을 겨냥한 상당수 제품은 FDA 승인을 획득했다.
사실 중국 업체들에게 FDA 인증은 큰 의미가 없었다.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한 판매가 이뤄지는데 선진국시장에 진출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에 FDA 인증을 받지 않았던 것.
오히려 중국 업체들은 “FDA 인증보다 CFDA 인허가 받기가 더 어렵다”고 너스레를 떤다.
중국 진단영상장비는 ‘있고 없음’이 아닌 ‘좋고 나쁨’(好坏)을 따져야하는 시대가 됐다.
GPS(GE·PHILIPS·SIEMENS) 장비와 비교해 스펙과 기술력 면에서 더 좋은 점과 아직은 나쁜 점의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변변한 자국산 CT·MRI조차 없는 한국과 달리 첨단 진단영상장비 국산화를 구현한 중국.
과연 치료재료 역시 ‘Made by China’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까?
고가의 수입 치료재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과의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해 CMEF 2018현장에서 중국 로컬업체 부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중국 강소성 상주에 위치한 ‘TONCARE’社는 주로 내시경·복강경 수술에 필요한 일회용 치료재료를 생산하는 로컬업체.
일회용 내시경 커터·카트리지, 커브형·원형·자동형·치핵절제술용 봉합기, 폴리머 클립 어플라이어 등 제품은 다양했다.
특히 일회용 내시경 커터와 봉합기는 한국의 경우 존슨앤드존슨메디칼과 코비디엔을 인수한 메드트로닉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품목.
부스에서 만난 챈숭린 해외영업부 경리(매니저)에 따르면, 강소성 상주지역에만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를 생산하는 로컬업체가 약 50곳에 달한다.
중국 또한 과거에는 내시경·복강경 수술 일회용 치료재료 대부분이 외산 제품이었다.
하지만 로컬업체들이 국산화에 적극 나서면서 외산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내리고 있다.
챈숭린 매니저는 “중국 내 3급 병원(한국의 상급종합병원에 해당)은 여전히 존슨앤드존슨메디칼·메드트로닉의 내시경 커터·봉합기 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장려하고 있고 ‘가성비’를 따지는 민영병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외산 제품과의 기술격차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국산 치료재료 사용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우리 부스에 한국 바이어들이 찾아왔다”며 “그들은 부품만 구매한 후 한국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한 후 Made in Korea로 판매를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TONCARE社 부스에 전시된 일회용 치료재료는 또 다른 로컬업체 JIANGSU TONGDA MEDICA社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1990년 설립한 이 회사는 2006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09년부터 각종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를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소환 총경리는 “제품 대부분은 TUV SUD 마크와 CE 인증을 획득했다”며 “중국은 내수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현재 해외수출은 동남아시장에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로컬업체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내시경·복강경 수술 일회용 치료재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국산 치료재료는 정부의 자국 의료기기 사용 정책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중국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가 고가의 외산 치료재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일회용 복강경 트로카(Laparoscopic Trocar)·질경(Vaginal Speculum)은 로컬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질경을 출품한 HUALAISI社 주차오쥔 영업 담당자는 “정부가 여성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 정책을 강화하면서 자궁경부암 검사 등에 필요한 질경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 제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중국 치료재료를 찾는 해외바이어들이 많다”며 “한국 업체 3~4곳에서도 우리 제품을 수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고가의 외산 치료재료를 자국 제품으로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는 중국.
어쩌면 한국시장에서 다국적기업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치료재료가 경쟁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중국 상해(Shanghai)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CMEF 2018에는 전 세계 4100개 업체가 참가해 약 600개에 달하는 신제품을 출품했다.
의료기기 ‘대국에서 강국으로’ ‘Made in China에서 Made by China’로 부상한 중국 의료기기산업의 현재를 보여주듯 전시회 현장에는 세계 각국 바이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이번 CMEF는 기자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전시회 주최사로부터 매년 해외기자로 초청받은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처음 CMEF를 방문한 2009년 당시만하더라도 중국 진단영상장비업체들에게 던진 질문은 ‘있고 없고’(有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CT·MRI를 생산하고 있는지와 해당 제품이 CE·FDA 승인은 받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 질문은 하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6~7년 전부터 CMEF에서 중국 로컬업체들의 CT·MRI·PET-CT·PET-MRI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CE·FDA 인증 여부를 물어보는 것 또한 촌스러운 일이 됐다.
대부분의 중국 진단영상장비업체들은 기본적으로 CE 인증을 갖고 있다. 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시장을 겨냥한 상당수 제품은 FDA 승인을 획득했다.
사실 중국 업체들에게 FDA 인증은 큰 의미가 없었다.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한 판매가 이뤄지는데 선진국시장에 진출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에 FDA 인증을 받지 않았던 것.
오히려 중국 업체들은 “FDA 인증보다 CFDA 인허가 받기가 더 어렵다”고 너스레를 떤다.
중국 진단영상장비는 ‘있고 없음’이 아닌 ‘좋고 나쁨’(好坏)을 따져야하는 시대가 됐다.
GPS(GE·PHILIPS·SIEMENS) 장비와 비교해 스펙과 기술력 면에서 더 좋은 점과 아직은 나쁜 점의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변변한 자국산 CT·MRI조차 없는 한국과 달리 첨단 진단영상장비 국산화를 구현한 중국.
과연 치료재료 역시 ‘Made by China’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까?
고가의 수입 치료재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과의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해 CMEF 2018현장에서 중국 로컬업체 부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중국 강소성 상주에 위치한 ‘TONCARE’社는 주로 내시경·복강경 수술에 필요한 일회용 치료재료를 생산하는 로컬업체.
일회용 내시경 커터·카트리지, 커브형·원형·자동형·치핵절제술용 봉합기, 폴리머 클립 어플라이어 등 제품은 다양했다.
특히 일회용 내시경 커터와 봉합기는 한국의 경우 존슨앤드존슨메디칼과 코비디엔을 인수한 메드트로닉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품목.
부스에서 만난 챈숭린 해외영업부 경리(매니저)에 따르면, 강소성 상주지역에만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를 생산하는 로컬업체가 약 50곳에 달한다.
중국 또한 과거에는 내시경·복강경 수술 일회용 치료재료 대부분이 외산 제품이었다.
하지만 로컬업체들이 국산화에 적극 나서면서 외산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내리고 있다.
챈숭린 매니저는 “중국 내 3급 병원(한국의 상급종합병원에 해당)은 여전히 존슨앤드존슨메디칼·메드트로닉의 내시경 커터·봉합기 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중국 제품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장려하고 있고 ‘가성비’를 따지는 민영병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외산 제품과의 기술격차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국산 치료재료 사용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우리 부스에 한국 바이어들이 찾아왔다”며 “그들은 부품만 구매한 후 한국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한 후 Made in Korea로 판매를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TONCARE社 부스에 전시된 일회용 치료재료는 또 다른 로컬업체 JIANGSU TONGDA MEDICA社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1990년 설립한 이 회사는 2006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09년부터 각종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를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소환 총경리는 “제품 대부분은 TUV SUD 마크와 CE 인증을 획득했다”며 “중국은 내수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현재 해외수출은 동남아시장에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로컬업체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내시경·복강경 수술 일회용 치료재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국산 치료재료는 정부의 자국 의료기기 사용 정책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중국 일회용 내시경 커터·봉합기가 고가의 외산 치료재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일회용 복강경 트로카(Laparoscopic Trocar)·질경(Vaginal Speculum)은 로컬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질경을 출품한 HUALAISI社 주차오쥔 영업 담당자는 “정부가 여성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 정책을 강화하면서 자궁경부암 검사 등에 필요한 질경 수요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 제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중국 치료재료를 찾는 해외바이어들이 많다”며 “한국 업체 3~4곳에서도 우리 제품을 수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고가의 외산 치료재료를 자국 제품으로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는 중국.
어쩌면 한국시장에서 다국적기업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치료재료가 경쟁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