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투쟁가' 대신 '동요' 대국민 축제로 진행…국민 공감이 핵심
임현택 회장 "의사 1명이 환자 100명씩 진료 더이상 안된다"
|현장|제대로 된 저출산 정책 촉구 국민대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평일 오후 진료실 문을 닫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밖으로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주최하는 '제대로 된 저출산 정책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소청과의사회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이 행사를 열었다. 단일 진료과가 대규모 거리 행사를 기획, 주최한 것은 처음이다.
의사회가 미리 마련해 놓은 500석의 자리가 꽉 찼다. 이 중 소청과 의사들은 200명이 넘었다. 모두 오전 진료만 하고 의원 문을 닫고 한자리에 모인 것.
경기도 동탄에서 딸과 함께 참석한 한 원장은 "오전 진료만 하고 문을 닫았다"라며 "의사회 차원에서 제공한 행사 안내 포스터를 진료실에 붙여놓고 환자들에게도 알렸다. 사실 (의원 문을) 닫으나 안 닫으나 환자가 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라북도에서 기차를 타고 참석했다는 또 다른 소청과 원장도 "단순히 의견을 보내는 것보다는 의사회 행사에 직접 참여해 힘을 보태고 싶었다"라며 "저수가 현실에서 질적 진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로서 자존감에 훼손되고, 보람은 사라진지 오래다. 소청과 전문가 목소리가 반영됐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명의 자녀를 둔 소청과 원장은 "소청과 의사로서, 아버지로서 참석했다"라며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10만원, 20만원의 지원금이 아니다. 저출산 관련 정부 정책을 보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곳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눈에 띄는 점은 행사 프로그램. 마술쇼, 비눗방울 공연 등을 메인으로 비치하고 제도의 문제점은 코너 중간중간에 짧은 동영상을 통해 알렸다.
또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페이스페인팅, 캘리그래피 부스를 마련한데다 에어바운스 등을 설치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운영했다. 투쟁가가 아닌 동요가 울려퍼졌고, 피에로가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에게 풍선아트를 선보였다.
의사들이 모여 정부를 향해 투쟁을 외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그동안 의사들이 집회를 하면 국민과 유리된, 국민 공감을 못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고민이 많았는데 행사의 주인은 국민이고 이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행사의 취지에 대해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인 참가자도 300명이나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딸이 한 명 있다는 30대 후반 남성은 "집 근처에서 행사에 대한 안내 포스터를 보고 아내와 함께 산책 겸 참석하게 됐다"며 "아버지로서 소청과 의사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6세, 14개월 두 아들과 행사장을 찾은 한 참석자도 "지역 맘카페에서 행사 소식을 접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인데 홍보가 많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라고 했다.
소청과 의사들이 진료실 문까지 닫으면서 거리로 나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소아청소년 의료 복지 정책에 소청과 전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청과 의사가 양질의 육아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아픈 아이들에게 싸구려 약을 쓰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중증 질환아를 위한 치료재료 비용을 삭감하지 말아야 한다 ▲질 좋은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 ▲달빛 병원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등이다.
임현택 회장은 "우리나라 어린이를 선진국 어린이처럼 잘 봐 줄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라며 "80명, 100명씩 보는 시스템은 더 이상 안된다. 호주는 환자를 60명 봤다고 비윤리적이라고 지탄받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출산 시대에 국민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원한다"라며 "아이들이 바라는 목소리를 듣고 대변할 수 있는 게 의사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참석해 소청과의사회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저출산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부모, 산부인과 및 소청과 의사, 인구정책 전문가, 국회의원이 큰 팀을 만들어 실효적인 저출산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특히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석 회장도 "몽골은 아이를 4명 낳으면 훈장을 준다"라며 "우리나라는 저출산 대책에 150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지만 대책을 만드는 데에는 소청과와 산부인과 의사, 인구학 교수는 모두 다 빠져 있다. 각 직역이 들어가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막바지. 소청과 의사와 일반인은 모두 함께 하나의 구호를 외쳤다.
"육아상담 인정않는 보복부는 각성하라! 예방접종 거부단체 예산지원 웬말이냐! 책상물림 공무원 정책 저출산의 원흉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평일 오후 진료실 문을 닫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밖으로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주최하는 '제대로 된 저출산 정책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소청과의사회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이 행사를 열었다. 단일 진료과가 대규모 거리 행사를 기획, 주최한 것은 처음이다.
의사회가 미리 마련해 놓은 500석의 자리가 꽉 찼다. 이 중 소청과 의사들은 200명이 넘었다. 모두 오전 진료만 하고 의원 문을 닫고 한자리에 모인 것.
경기도 동탄에서 딸과 함께 참석한 한 원장은 "오전 진료만 하고 문을 닫았다"라며 "의사회 차원에서 제공한 행사 안내 포스터를 진료실에 붙여놓고 환자들에게도 알렸다. 사실 (의원 문을) 닫으나 안 닫으나 환자가 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라북도에서 기차를 타고 참석했다는 또 다른 소청과 원장도 "단순히 의견을 보내는 것보다는 의사회 행사에 직접 참여해 힘을 보태고 싶었다"라며 "저수가 현실에서 질적 진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로서 자존감에 훼손되고, 보람은 사라진지 오래다. 소청과 전문가 목소리가 반영됐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명의 자녀를 둔 소청과 원장은 "소청과 의사로서, 아버지로서 참석했다"라며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10만원, 20만원의 지원금이 아니다. 저출산 관련 정부 정책을 보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곳에 예산을 투입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눈에 띄는 점은 행사 프로그램. 마술쇼, 비눗방울 공연 등을 메인으로 비치하고 제도의 문제점은 코너 중간중간에 짧은 동영상을 통해 알렸다.
또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페이스페인팅, 캘리그래피 부스를 마련한데다 에어바운스 등을 설치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운영했다. 투쟁가가 아닌 동요가 울려퍼졌고, 피에로가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에게 풍선아트를 선보였다.
의사들이 모여 정부를 향해 투쟁을 외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그동안 의사들이 집회를 하면 국민과 유리된, 국민 공감을 못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고민이 많았는데 행사의 주인은 국민이고 이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행사의 취지에 대해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인 참가자도 300명이나 참여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딸이 한 명 있다는 30대 후반 남성은 "집 근처에서 행사에 대한 안내 포스터를 보고 아내와 함께 산책 겸 참석하게 됐다"며 "아버지로서 소청과 의사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6세, 14개월 두 아들과 행사장을 찾은 한 참석자도 "지역 맘카페에서 행사 소식을 접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인데 홍보가 많이 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라고 했다.
소청과 의사들이 진료실 문까지 닫으면서 거리로 나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
▲소아청소년 의료 복지 정책에 소청과 전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청과 의사가 양질의 육아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아픈 아이들에게 싸구려 약을 쓰도록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중증 질환아를 위한 치료재료 비용을 삭감하지 말아야 한다 ▲질 좋은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 ▲달빛 병원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등이다.
임현택 회장은 "우리나라 어린이를 선진국 어린이처럼 잘 봐 줄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라며 "80명, 100명씩 보는 시스템은 더 이상 안된다. 호주는 환자를 60명 봤다고 비윤리적이라고 지탄받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출산 시대에 국민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원한다"라며 "아이들이 바라는 목소리를 듣고 대변할 수 있는 게 의사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도 참석해 소청과의사회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저출산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부모, 산부인과 및 소청과 의사, 인구정책 전문가, 국회의원이 큰 팀을 만들어 실효적인 저출산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특히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석 회장도 "몽골은 아이를 4명 낳으면 훈장을 준다"라며 "우리나라는 저출산 대책에 150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지만 대책을 만드는 데에는 소청과와 산부인과 의사, 인구학 교수는 모두 다 빠져 있다. 각 직역이 들어가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막바지. 소청과 의사와 일반인은 모두 함께 하나의 구호를 외쳤다.
"육아상담 인정않는 보복부는 각성하라! 예방접종 거부단체 예산지원 웬말이냐! 책상물림 공무원 정책 저출산의 원흉이다!"